이통 3社, 요즘 어디 투자했나 봤더니…SKT 'AI 올인' vs LGU+'콘텐츠·車' vs KT는 숨고르기?

최은수 기자 2024. 8.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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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천억원대 굵직한 투자 활발…AI·UAM 집중
LGU+, 교육·콘텐츠 스타트업 투자 활발…사내 벤처 키워 자금 지원
KT, 외부 투자보단 사업 정리에 집중…하반기 MS와 대규모 AI 투자 예고
[서울=뉴시스] 이동현 인턴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3일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이동통신 3사에 가입된 휴대폰 회선수는 4744만2178개로 전년 동월 대비 78만5317개 줄어들었다. 반면 알뜰폰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144만9148개 늘어난 872만1548개 회선을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의 한 휴대폰 판매점의 이통3사 로고의 모습. 2024.02.13. koiflag@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빨랫줄(통신) 사업만으로 미래가 없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AI(인공지능), 모빌리티, 콘텐츠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외부 투자에 나서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비중이 70%에 달하는 등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을 지나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20일 이통 3사가 제출한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후 타 법인 신규 출자 건수가 가장 활발한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인덴트코퍼레이션(40억원, 지분율 9.9%) ▲카운터컬쳐컴퍼니(30억원, 13.0%) ▲그로비교육(150억원, 17.5%) ▲솜씨당컴퍼니(30억원, 10.7%) 벳칭(30억원, 11.3%) ▲플레이몽키(2억원,19.9%) ▲재담미디어(10억원) ▲포티투마루(101억원, 11.2%)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에 분산 투자했다.

스타트업 큰 손으로 부상한 LGU+…교육·AI·미디어 콘텐츠 시너지 모색

LG유플러스가 투자에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키즈 플랫폼 '아이들나라'와 연계된 교육 콘텐츠 관련 스타트업들이다. 그로비교육이 대표적이다. 그로비교육은 만 4~8세 아동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등 교육 콘텐츠를 전용 태블릿으로 제공하는 유아 스마트 러닝 서비스 '슈퍼브이'를 운영하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150억원을 투자했다. 아이들나라에 연계해 도서와 학습 분야를 집중 강화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자사 사내벤처에서 분사해 비대면 놀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플레이몽키와 협약을 맺고 아이들나라가 보유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각 사 서비스를 활용한 결합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공동 프로모션 활동에도 적극 협력한다.

플랫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콘텐츠, AI 투자도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온·오프라인 취미·여가 플랫폼 ‘솜씨당’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클래스 콘텐츠와 솔루션을 자체 플랫폼에 연동할 예정이다. 카운터컬처컴퍼니는 온라인으로 K팝 댄스·보컬 트레이닝 등을 제공하고 있어 K콘텐츠 협력이 기대된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100억원을 투자한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와 샌즈랩과 협력해 사이버 보안 특화 대형언어모델(LLM)을 개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8년까지 AI 기업부문(B2B) 사업 부문에서 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에도 스타트업 투자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케미컴퍼니에 2억9900만원(지분율 19.4%), 5월 유니아이에 1억2500만원(지분율 5.0%), 6월 미니멀메이즈에 4억원(지분율 21.9%)을 각각 투자했다. 케미컴퍼니와 미니멀메이즈는 LG유플러스 사내벤처에서 분사한 곳으로, 자금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미니멀메이즈는 올해 5월 분사에 성공한 뒤 이달에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숏폼 제작 공간 ‘맥썸 스튜디오’ 1호점을 개장했다. 케미컴퍼니는 LG유플러스 데이팅 서비스 ‘하트트래블’을 만든 사내벤처로 올해 분사했다.

모빌리티도 LG유플러스의 빠트릴 수 없는 투자 분야다. LG유플러스는 전기차 충전 합작법인 'LG유플러스볼트업'에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각각 250억원을 출자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현재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운영중인 약 1만개의 충전기에 더해 오피스빌딩, 상업시설 등으로 인프라를 넓히고 있다.

SKT, UAM·AI 1000억원대 투자…AI비서 '에이닷' 경쟁력 고도화

SK텔레콤은 AI와 UAM(도심항공교통)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조비 에비에이션(1959억원, 2.2%) ▲앤트로픽(1321억원) ▲스캐터랩(150억원, 7.4%) ▲페르소나AI(50억원, 9.2%) ▲코벳(5억원, 49.0%) 등에 출자를 진행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앤트로픽은 오픈AI 출신 연구원들이 2021년 공동 설립한 생성형 AI 기업이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과 지분투자와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다국어 LLM을 개발하고 있다.

감성형 AI 챗봇 서비스 플랫폼 '제타'를 서비스 중인 스캐터랩은 SK텔레콤 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에 사람 간의 관계, 시공간 맥락 추론 등이 담긴 감성대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3대 주주로 있는 '페르소나AI'와는 인공지능 기반 컨택센터(AICC) 시장을 공략한다. AI 스피커인 '누구(NUGU)'의 음성인식(STT) 및 합성(TTS) 기술과 페르소나AI의 자연어 처리 및 생성기술을 결합한 콜봇과 챗봇 상품을 개발한다.

올 상반기에도 SK텔레콤은 100% 지분을 투자한 해외 투자사 '아틀라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난 6월 미국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에 1000만달러(약 137억원)을 투자했다. 퍼플렉시티는 LLM을 기반으로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스타트업이다. 양사는 AI 검색 서비스를 공동 개발해 SK텔레콤 AI 서비스 앱 '에이닷' 등에 탑재할 계획이다.

UAM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도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조비에비에이션과 지난해 2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에 더 나아가 같은해 6월 1970억원 지분투자로 혈맹을 맺었다. 양사는 한국형 UAM 실증사업(K-UAM 그랜드챌린지) 및 상용화를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실증사업 1단계에서 조비 기체를 활용해 비행 시나리오별 운항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올들어서는 가상자산 분야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세계 최대 가상자산 수탁업체인 ‘비트고’가 하나은행과 설립한 디지털자산 수탁 조인트벤처 ‘비트고코리아(Bitgo Korea JV)’에 1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취득했다. 비트고와 하나은행은 이 합작법인을 통해 국내 수탁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은 하반기 대규모 AI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AI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AI 인프라 사업 영역 전반에 걸친 협력을 보다 구체화 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AI 관련 지분 투자가 SGH 투자를 포함해 총 3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 투자 보단 사업 정리에 집중…하반기 MS와 AI 대규모 투자

KT는 타 통신사 대비 외부 투자에 소극적인 반면, 사업 조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저수익성 사업을 매각하거나 해외 법인을 철수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통신3사가 공동출자한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 설립을 제외하면 KT의 타법인 신규 출자는 ‘KT 헬스케어 베트남’(KT 헬스케어 VINA)’가 유일했다.

KT는 지난해 3월 130억원을 들여 베트남에 이 법인을 세우고 원격·AI 의료 서비스로 동남아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사업 성과가 부진하자 올해 초 해당 사업 철수를 추진했고, 올 2분기 이 법인을 청산해 연결에서 제외시켰다. 회사 측은 "베트남 건강검진센터 사업은 중단하고 현재 베트남 헬스케어 관련한 사업 추진 방향을 플랫폼 중심으로 재정립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에는 KT의 타법인 신규 출자 건수는 전무했다. 대신에 KT는 상반기 해외 투자를 위해 설립한 싱가포르 법인 'KT ES PTE'를 통해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에 683억원을 추가 출자해 지분을 늘렸다. 엡실론은 전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 PoP(네트워크 거점시설)를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전문 기업이다. 구현모 전 대표체제에서 인수한 뒤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대신 KT는 하반기부터 AI 투자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KT는 지난 6월 MS(마이크로소프트)와 AI 동맹을 맺고 한국 시장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투자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투자 규모를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KT는 MS와 협력해 한국어 특화 LLM을 개발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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