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아젠다·정치교육까지 담당하는 해외 정당 정책연구소
미국 유명 싱크탱크, 개인·기업 후원으로 예산 확보
獨 싱크탱크, 정당 아닌 정부로부터 직접 보조금
정당 의존 줄인 덕분에 '동반자 관계' 설정 가능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거대 양당의 선거여론조사기관이라는 비판을 듣는 국내 정당정책연구소와 달리 해외 유명 정책연구소(싱크탱크)는 각각 독립적으로 연구 활동을 한다. 독일 기독교민주당-콘라드아데나워재단처럼 정당과 싱크탱크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동반자 관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관계는 이들 싱크탱크가 재정적으로 각 정당로부터 자유롭다는 데 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처럼 기업과 개인의 기부금과 출판·콘텐츠 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의 싱크탱크들은 연방정부의 연구용역 수입을 얻고 보조금도 직접 받는다. 정당에 예산과 인력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한국의 정당정책연구소들이 부러워할 만한 부분이다.
이중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내 대표적인 중도진보 성향의 싱크탱크로 꼽힌다. 전 세계 대표적인 싱크탱크 연구 지표 중 하나인 ‘2020 전 세계 싱크탱크 평가(Global Go To Think Tank Index)에서 1위를 차지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1년 예산은 약 1억달러(약 1300억원)로 대부분은 기업과 개인 후원으로 모였다. 연구보고서 출판과 온라인 판매 등을 통해서도 1년 매출의 3%를 충당한다. 출판사업은 시중 출판사에 버금갈 정도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브루킹스연구소가 지난 회계연도(2022년 7월 1일 ~ 2023년 6월 30일) 동안 발표한 연구보고서는 356개나 된다. 정치·사회 뿐만 아니라 외교와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정책보고서를 낸다. 포럼과 연구 세미나도 활발하게 하는 편이다. 전체 직원 수는 400명으로 연구 부문에만 250여명이 일하고 있다.
1973년 출범한 헤리티지재단 또한 기업과 개인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개인 후원자 수만 66만명에 이른다. 연간 예산은 약 1000억원에 이른다. 미국내 대표적인 보수성향 싱크탱크로 꼽히며 공화당에 정책 제언을 많이 했다. 대표적인 것이 1980년대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제출된 1000여쪽 분량의 ‘리더십 지침’ 정책보고서다.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위한 ‘프로젝트 2025’가 회자되고 있다.
독일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은 독일 싱크탱크 중 독보적인 1위를 달린다. 기독교민주당과 연계돼 있지만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보조금과 연구 예산을 받기 때문에 ‘종속관계’로 있지 않다. 2023년 기준 1482명의 직원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한국에도 지부가 있으며 남북관계 등에 대한 연구를 한다. 독일 현지 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641명이다.
콘라드 아데나워재단은 유권자들의 정치 참여를 장려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책 연구 및 분석 활동을 하면서 글로벌과제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도 활발하게 개최하고 있다.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의 예산 규모는 약 2억유로(약 3000억원) 정도로 이중 연방정부의 지원금이 94.2%다. 이중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해 올리는 수입이 이 지원금의 78%를 차지한다.
국제적인 싱크탱크와 달리 여의도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의 예산은 전년도 이월금을 합해야 100억원을 상회하는 정도다. 여의도연구원의 지난해 수입이 123억원, 민주연구원이 152억원이다. 앞서 언급된 상위 싱크탱크와 비교해보면 10분의 1 수준이다.
용어설명
전 세계 싱크탱크 평가(Global Go To Think Tank Index) :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국제관계프로그램 산하 ‘싱크탱크와 시민사회프로그램(TTCSP: The Think Tanks and Civil Societies Program)’이 실시하고 있다. 전 세계 전 세계 1만1175개 싱크탱크를 대상으로 3974명의 학자, 정책담당자, 분야별 전문가 등이 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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