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다 주고 사는 LH 매입 임대, 시장 자극 우려 크다"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4일 신축 매입임대주택 추가 매입을 위한 사업자 모집공고를 시작한 데 이어 전날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 수도권 LH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민간의 미분양 주택에 대한 매입 확약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8일 제8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후속 조치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도심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빌라·다세대·오피스텔 등 신축 비아파트를 대량으로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며 내년까지 신축매입임대를 11만가구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은 비아파트 공급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매입할 계획이다.
이날부터는 수도권 LH 공공택지에서 민간의 미분양 주택이 발생하면 준공 이후 LH가 매입하는 확약도 맺는다. 미분양 리스크를 LH가 덜어줌으로써 민간 부문의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매입 확약은 LH가 공급한 수도권 공동주택용지 가운데 내년까지 건축 착공이 이뤄지는 토지 내 주택 약 3만6000가구가 직접적인 대상이 된다. 매입 가격은 미분양률, 세대 규모 등을 감안해 분양 가격의 85~91% 수준에서 차등 적용되며 분양 전환형 임대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목표 물량을 맞추려고 입지가 좋지 않거나 부실시공 우려가 있는 주택까지 매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금이 낭비돼 재정이 고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택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매입임대사업에서 정부는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라고 짚었다. 이어 "수조원씩 시장에 돈을 풀 수 있는 수요자가 없는데 정부는 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시세를 다 주고 주택을 사들이기 때문에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그 결과로 떨어져야 할 집값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비관했다.
정 팀장은 "미분양 주택은 건설업체 입장에서 하루빨리 떨쳐내야 할 악성 부채이고 정부가 제값을 다 주고 사겠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국민 세금을 들여 집값을 부양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빌라시장은 전세사기 등 문제로 역전세 현상이 더 심한데 공급 정책이라니 앞뒤가 안 맞다"며 "매입임대가 유의미하려면 시장 가격보다 싸게 매입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다. 엉망으로 지어서 비싼 값에 팔아도 정부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매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벌써 시장에서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뛰어드는 사람들이 많다"며 "정부가 물량 쿼터를 정한 상태에서 LH 등 현업 부서들은 입지를 고려하지 않고 날림으로 지어졌어도 옥석을 가리지 않고 매입하는 데만 혈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건설업체가 시장 예측에 실패해 미분양이 났다면 분양가 이하로 매수하는 게 맞다"며 "공공임대주택은 어떤 경우에도 민간한테 매각하는 게 아니라 계속 총량을 늘려가야 한다. 매수한 주택은 분양 전환하지 않고 공공임대주택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Z시세] "영화 보러 극장 안 가요"… 울고 싶은데 뺨 때리는 MZ세대 - 머니S
- 최다니엘 '혼전연애' 출격… 일본 여성과 ♥시작 - 머니S
- "못할 이유 없어"… '구단주' 임영웅, KA리그 창설한 이유 - 머니S
- "결혼 시기 당길까"… 김승수, 양정아와 친구에서 연인으로? - 머니S
- '단 10대' 롤스로이스 팬텀 신틸라 선봬…가격은 - 머니S
- 하정우 "25년 절친한테 사기당해"… 사기 피해 고백 - 머니S
- 서울신라호텔, 위스키 발베니 신제품 단독 한정 판매 - 머니S
- "또 올린다고?" 하나·신한·국민은행, 주담대 금리 '줄인상' - 머니S
- "네가 있어 기쁘다" 기아, '30홈런·30도루' 김도영에게 EV3 증정 - 머니S
- 당근마켓, 상위 10명 평균 연매출 2.3억원… 종소세 안내받아 - 머니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