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에서 파트너로… 한경협 위상 달라졌다

이한듬 기자 2024. 8. 20.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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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가 오는 22일로 류진 회장 취임 1년을 맞이한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대대적 쇄신을 약속했던 한경협은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경제정책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예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구성을 한경협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주로 대한상의가 경제사절단 구성을 도맡았지만 지난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폴란드 방문 등의 경제사절단 구성을 한경협이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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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 성과와 과제] ① 정경유착 꼬리표 떼고 재계 맏형 위상 회복
지난해 9월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관 앞에서 표지석 제막식이 진행됐다. /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경제인협회가 오는 22일로 류진 회장 취임 1년을 맞이한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대대적 쇄신을 약속했던 한경협은 지난 1년 동안 정부의 경제정책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경협은 지난해 8월22일 류 회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맞이했다. 이후 같은해 9월에는 55년 동안 유지했던 '전국경제인협회' 간판을 내리고 협회명을 교체했다. 한경협은 1961년 단체 설립 당시 사용했던 명칭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협회명을 바꾸게됐다는 게 한경협의 설명이다.

기존 전경련은 정경유착으로 수차례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국민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모금,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비자금 제공, 1997년 세풍사건, 2002년 한나라당 대선 자금 차떼기 사건에 줄줄이 연루됐다.

2016년에는 K스포츠·미르재단 기업 후원금 모금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며 정경유착의 몸통으로 낙인이찍혔다. 이 일을 계기로 전경련은 '재계 맏형'으로서의 신뢰를 잃고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정부의 공식 행사에 철저히 배제되며 '전경련 패싱'이라는 말이 나왔고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에도 별다른 관계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재계 맏형의 역할은 대한상공회의소로 넘어갔다.

지난해 2월 김병준 직무대행이 임시로 단체를 맡아 쇄신작업을 이끌면서 한경협을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었다. 이후 류진 회장이 지휘봉을 잡고 한경협으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 구성을 한경협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주로 대한상의가 경제사절단 구성을 도맡았지만 지난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폴란드 방문 등의 경제사절단 구성을 한경협이 주도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도 한·일 협력 강화를 위해 한일미래파트너십재단을 설립하며 양국 관계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상공회의소와도 소통을 확대하며 글로벌 경제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직 외연도 넓어지고 있다. 국정농단 당시 회원사를 탈퇴했던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이 지난해 한경협의 회원사로 복귀한 데 이어 최근에는 현대차가 회비를 납부하면서 외형적인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SK와 LG그룹도 회비 납부를 위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에는 포스코홀딩스, 아모레퍼시픽, KG모빌리티, 에코프로, 매일유업 등이 신규 회원사로 가입했다. 현재 한경협 회원사는 427곳으로 알려졌으며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 등 국내 주요 정보통신(IT), 엔터테인먼트 기업들도 가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단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경협이 적극적인 외연 확대를 통해 재계 이권만 대변하던 단체에서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라며 "4대 그룹의 회비 납부가 모두 이뤄지고 보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회원사로 유치하게되면 정부의 정책파트너로서의 역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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