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권력' 한동훈-이재명, 25일 첫 공식회담…'제3자 특검법·금투세' 담판 짓나

차현아 기자 2024. 8. 20.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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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8.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8·18 전당대회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또 다른 '미래 권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마주 앉는다. 여야 대표 회담에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민생 정책은 물론 각종 정치 현안에서 중도층을 놓고 대선 전초전 성격의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통해 한 대표와 이 대표가 오는 25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양당 대표 회담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의제와 배석자 등 구체적인 진행 내용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이 비서실장은 "한 대표께서 용산 대통령실과 상대적으로 독립되고 수평적인 당정관계를 끌고가고 있느냐에 대해 상당한 의구심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 어려움이 교착된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용단을 내렸다"고 했다.

민주당의 당론 1호법안인 '민생회복지원금이 회담 의제로 올라갈지에 대해서는 "선별지원, 차등지원 방안 모두 이 대표가 말씀하신 적 있고 (둘 중 어떤 것이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면서도 "의제 관련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논의한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설치 등이 논의될지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서도 연금특위 (설치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고 이 부분은 우 의장과도 상당 부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이야기가 의제가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추후) 실무 협의 때 논의 해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생 이슈도 의제로 열려있다"고 했다.

앞서 한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회담 제안에 대해 "대단히 환영한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시간과 장소를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이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께서 회담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신다해서 지금 비서실장에게 실무협의를 지시했다"고 화답했다.

여야 대표 회동에서 두 사람이 논의하게 될 핵심 의제론 '채상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이 꼽힌다. 이 대표는 전날 당 대표 수락연설 때도 "무엇보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한 대표도 제3자 특검 추천안을 제안했으니 특검 도입을 전제로 실체 규명을 위한 더 좋은 안이 있는지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밝힌 바 있다.

양자 회담에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전격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 입장에서는 야당도 수용한다고 했으니 전격적으로 밀어붙이면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은 한 손으로는 훨씬 위헌성이 강한 법안을 내놓고, 한 손으로는 제가 낸 대법원장 (추천) 특검을 받는다고도 했다"며 "그 진의가 뭔지 여러 생각이 있을 것 같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는 의제로 거론된다. 한 대표는 이달 초 국내 증시 폭락 때 "금투세를 시행하면 1400만 개인 투자자가 피해볼 수 있다"며 민주당에 폐지를 압박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대표 회동에서도 금투세 폐지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 대표 역시 전당대회 과정에서 금투세 정책 방향에 대해 열린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주식투자 비율이 높은 2030세대와 중산층에서 금투세 폐지 여론이 높은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도 외연 확장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의제라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08.1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전후로 이 대표와 한 대표는 당분간은 '허니문' 기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두 사람 모두 중도층 표심을 확보 하려면 협치와 대화의 이미지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도 일부 정책에서 공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에게 따라붙는 '일극체제'라는 이미지를 떼기 위해서라도 중도층을 안아야 하고 그러려면 정치적 효용감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 대표 입장에서 '심판의 대상'인 윤석열 대통령만을 상대하기 보다는 한 대표 상대로 수권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 대표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데 윤 대통령과만 차별화하려고 한다면 당 내 갈등으로만 비춰질 수 있다"며 "윤 대통령 이후 경쟁상대인 이 대표와도 협상하면서 자기만의 정책 아젠다 세팅을 하며 차별화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다만 "어차피 국회 권력은 민주당에 있고 이 대표는 국회를 넘어 차기정권을 이끌 수권 세력으로서 자신을 증명해야 하므로 결국 윤 대통령을 상대할 수 밖에 없다"며 "이에 맞서 한 대표는 대선주자 1등인 이 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펴면서 몸값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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