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민주당 회의 깜짝 나타난 월즈…“우리의 표가 대선 승리 이끌 것”
월즈 “미국을 닮은 대통령 갖게 될 것”
아시아계 유권자 급부상…“경합주 승패 좌우 주목”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9일(현지시간) 오전 시카고 매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린 민주당 아시아태평양계(AAPI) 코커스 회의장에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깜짝’ 등장했다. 월즈 주지사가 등장하자 아시아계 민주당원들은 “세상에나, 월즈가 이곳에 오다니!”라고 외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월즈 주지사가 “우리는 미국의 얼굴을 한 대통령(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갖게 될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없다”고 외치자 참석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오리건주 대의원인 제프리 테는 기자에게 상기된 표정으로 “월즈가 이곳을 찾은 것 자체가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힘이 세졌고 선거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는 증오범죄 해결, 소상공인 진흥 등 아시아계 공동체와 밀접한 문제들을 강조했다”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아시아계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에서 온 필리핀계 민주당원인 에드윈 조슈에도 해리스 부통령이 인도계 흑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해리스라는) 새로운 대선 후보를 갖게 되면서 미국의 다양성이 더욱 잘 반영되게 됐다”고 말했다. 조슈에는 “우리의 표가 중요하다. 이번 대선에서도 승리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가 이날 아시아계 민주당원들의 공식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근 급부상한 아시아계 유권자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애초 회의에는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아시아계 유권자 표심은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 등 주요 승부처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숫자로만 보면 아시아계는 전체 유권자의 4%에 불과해 히스패닉(15%), 흑인(14%)보다 작다.
하지만 빠른 유권자 증가율, 높은 투표율 등으로 가장 주목받는 ‘스윙 보터(부동층)’ 집단으로 떠올랐다. 2020년 이후 최근 4년간 아시아계 유권자 증가율은 15%로 히스패닉(12%), 흑인(7%)을 앞질렀고, 투표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투표율이 2016년 대선보다 40% 증가했다.
이 때문에 1%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합주에서 아시아계 표심에 따라 선거 결과가 좌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학력이나 소득 수준이 다른 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고,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덜한 대신 후보의 자질, 정책 내용 등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짙은 점도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 공히 아시아계 유권자 공략을 위해 뛰고 있는 까닭이다.
캘리포니아주 대의원이자 ‘해리스를 지지하는 한국인 모임’ 진 김 공동회장은 연합뉴스에 “한국인들 역시 최초의 아시아계·흑인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고조된 상태”라며 “(해리스 후보로) 민주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올라간 것은 물론이고,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가 정권에 한층 깊게 참여할 기회가 마련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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