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고층은 뷰만 좋아…지진·화재 대피 1층 최고” 부동산 카페 ‘발칵’
“화재 빨리 대피하려고 1층에 사는 건 좀” vs “요즘 신축 ‘정원 뷰’에 장점 많은 듯”
“1·2층 살면서 매도 안 되니까 헛소리” vs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단 걸 깨달아”
회원수 209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부동산 카페에 아파트 고층보다 1층이 더 좋다고 밝힌 글이 올라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부동산 카페 '부동산 스터디'에는 '고층 살아보니 뷰만 좋아요. 1층이 대세'라는 제하의 글이 지난 18일 게재됐다. 해당 글은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2시 45분 기준, 조회수 1.1만회를 돌파하며 '인기글' 카테고리에 배치됐다. 카페 회원들은 이 게시물에 200개에 육박하는 댓글을 남기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아파트 신축 및 준신축 1층, 15층, 25층 살아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작성자 A씨는 "고층은 뷰가 확 트이고 좋다. 다만 앞 동에 막혀있지 않아야 좋지 앞 동에 막혀있으면 그마저도 뷰도 안 나오는 막힌 고층 뷰들이 많다"며 "뷰 외 장점이 없다"고 밝히며 고층 아파트에 큰 장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몇 년 전쯤 지진이 나서 지진을 고층에 살 때 느껴봤다. 거실에 누워서 TV를 보던 중 수건 널어놓은 빨래 건조대가 흔들리더니 건조대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더라"며 "순간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그때의 트라우마로 고층 살기가 무섭더라"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아파트 주민들 커뮤니티 보니 사람마다 다 틀리겠지만 고층·중층 다들 지진을 느꼈다고 했지만 1층 및 저층 세대는 지진 온지도 몰랐다고 하더라"며 "저희는 그때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고층은 못 살겠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사고, 지진사고, 천재지변 등 뉴스 보면 대피하기 위해서라도 저층, 1층이 최고인 듯 싶었다"며 1층에서 살 때의 장점과 단점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A씨는 "준신축 이상 지상에 주차장이 없으니 다들 지하로 다녀서 그런지 지상에 사람들이 거의 다니질 않더라. 커튼보다 블라인드를 달아놓으니 환기도 되고 사생활 침해도 없고"라면서 "누구는 1층은 습하니 그래서 걱정했지만 그런 거 하나도 없더라. 1층 안 살아본 사람들 소리니 믿지 마시라"고 아파트 1층의 단점이 사실상 없다고 했다.끝으로 A씨는 "(1층에) 벌레가 많다고요? 안 살아보신 분들이 하는 얘기임. 방충망 있으니 벌레, 모기 없었다"며 "피해야 할 저층은 지상에 주차하는 구축아파트. 재활용 수거 바로 앞 동이거나 일조권 막힌 저층은 겨울에 해가 안 들어오니 춥다. 정남향에 재활용장 앞에 없고. 앞이 트여지고 지상 주차장 없는 1층은 고층과 일조권이 똑같더라"고 일부 1층의 단점을 덧붙였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부 회원들은 "아무리 저층이 좋다고 주장을 해도 고층이 비싼 이유가 있죠. 아파트는 뻥뷰가 아닌 이상 무조건 중상층 이상에 살아야 합니다. 15층 이상이 되면 모기도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존중하지만 시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죠", "1층, 2층 살면서 매도 안 되니까 헛소리하는데 저층 주민들이 기어나와 동조하는 ㅋ", "화재는 옥상으로 피하면 되고, 저층은 지진 나서 건물 붕괴되면 다 깔리는 거 마찬가지죠", "화재 나서 빨리 대피하려고 1층에 사는 건 좀. 그 장점 하나보다 단점이 많죠", "신기하네요. 이렇게나 장점이 많은데 왜 1층과 고층 가격 차이가 10%나 저렴할까요? 의문이네요. 다음엔 10% 싸게 주고 1층 사야겠어요" 등의 댓글을 남기며 A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다른 이들은 "요즘 신축은 단지에 주차장도 없고, 화재 등 재해에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정원 뷰에 장점이 많은 듯합니다", "저도 17층, 15층, 19층 살다가 1층 왔는데 너무 좋아요~ 일단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달아요. 엘레베이터 타기 너무 싫고 대문 열면 집 밖으로 바로 나가니 신세계~ 쓰레기 버리기 좋고 조경 예쁘고 모든 단점을 상쇄할만큼 1층만 찾는 중ㅋㅋ 너무 편해요", "1층 살 때 방충망 있으니 모기, 벌레 없었어요. 대부분 모기들은 승강기 타고 따라 올라가거나 옷에 붙어서 들어와요. 고층 살 때도 모기 있었어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의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8만4393건으로, 이 중 저층(1~5층)이 31%(5만6979건)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명 중 3명 이상이 저층 아파트를 거래한 셈이다.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송도더샵그린애비뉴7단지' 전용 84㎡ 5층은 올해 3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5월에는 2500만원 오른 7억7500만원에 손바뀜 됐다.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광교센트럴뷰' 전용 74㎡ 2층의 경우 올해 5월 10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는 4개월 전 거래가(9억1000만원)보다 무려 1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이처럼 저층의 인기가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지하주차장이다. 과거엔 대부분의 아파트 주차장이 지상에 위치해 저층 세대는 소음 및 매연 문제를 겪었지만, 신축에 속하는 아파트의 경우 주차장을 지하로 배치해 불편함을 없앴다.
그간 저층 아파트의 경우 사생활 보호, 벌레 문제 및 일조량이 부족하다는 인식 탓에 상대적으로 고층보다 인기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건설사들은 저층 아파트의 단점들을 상쇄한 '특화설계'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아파트 저층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자료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심지어 1층이 로열층보다 1억원 이상 비싸게 거래된 사례도 일부 나오기도 했다.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조경 설계 경쟁에 나선 점도 저층 아파트 인기 상승에 한몫했다. 실제로 신축아파트 1층은 공원 못지않은 조경시설을 내 집 앞마당처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단지 지상 공원화, 조경설계 등 건설사들의 기술력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과거 아파트 저층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며 "무엇보다 저층은 분양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실속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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