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 조성 10년째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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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허허벌판 보이지? 이름만 신도시이지 실상을 들여다보면 신도시가 아니야."
18일 경북 예천군 호명읍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만난 주민 김모(40대)씨가 한 곳을 응시하며 혀를 끌끌 찼다.
그나마 일부 구역에 아파트 건설을 약속한 건설사도 경기악화에 분양에 나서지 않자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개발은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 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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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인구 10만 목표… 실제 2만뿐
아파트 건설 관련 실적 사실상 ‘0건’
건설경기 악화에 분양소식 ‘감감’
25개 구역 중 20곳 논의조차 없어
3단계 계획도 연쇄 차질 불가피
“저기 허허벌판 보이지? 이름만 신도시이지 실상을 들여다보면 신도시가 아니야.”
18일 경북 예천군 호명읍 경북도청 신도시에서 만난 주민 김모(40대)씨가 한 곳을 응시하며 혀를 끌끌 찼다. 김씨가 가리킨 곳에는 잘 정돈된 토지에 풀만 무성히 자라 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초만 해도 포클레인과 대형 트럭이 꼬리에 꼬리를 물 정도로 개발이 한창이었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온다’는 신규 분양 소식까지 들리며 주민은 반색하며 관심을 보였다. 신도시에 가장 최근 지어진 아파트가 준공 7년째에 접어든 데다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는 청년이 많아서다.
신도시 정주 인구는 당초 계획을 밑도는 2만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도시 활성화를 위해선 2단계 사업이 절실하다. 경북개발공사는 2단계 사업에만 공사비와 인허가 용역비, 분담금 등 9226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2단계 사업 계획 기간인 11년 중 10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아파트 건설과 관련한 실적은 사실상 ‘0건’에 가깝다.
경북개발공사가 계획한 2단계 아파트 예정 부지는 크게 25개 구역으로 나뉜다. 그나마 현재까지 논의가 진행된 곳은 5개 구역이다. 중흥건설과 대우건설, 제일건설이 아파트를 짓겠다며 경북개발공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예천군에 들어서기로 한 2178세대 규모의 아파트는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했고, 지난 5월 분양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철근과 레미콘 등 자재값이 치솟으면서 건설경기에 먹구름이 끼어 분양소식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건설사가 관심을 보인 5개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20개 구역은 개발계약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원래 계획대로라면 신도시 2단계 사업은 내년 마무리돼야 하지만 개발 부진에 따라 개발 계획 기간은 더 늘어난다. 따라서 3단계 개발계획은 물론 신도시 조성 사업에 차질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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