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보다 앞서 'AI폰' 낸 구글…스마트폰 대전 변수될까?

권용삼 2024. 8. 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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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텐서 G4' 탑재한 '픽셀9' 공개…"애플보다 출시 한달 앞당겨"
대화 가능한 '제미나이 라이브' 지원…갤럭시 등 안드로이드폰도 가능
애플, 내달 'WWDC'서 아이폰16 공개하며 후발주자로 합류 예정
삼성전자, '갤럭시 S24'부터 AI 폰 시장 주도…보급형 제품도 적용키로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7월 첫 인공지능(AI)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폴드6'를 선보이며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에 포문을 연 가운데 구글이 최근 자체 AI 비서를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AI폰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애플도 내달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아이폰 16'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인 만큼 업계에선 향후 시장 구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고 있다.

구글 픽셀9 프로 폴드 제품 이미지. [사진=구글]

20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인 '메이드 바이 구글 2024'를 열고 최신 스마트폰인 '픽셀 9시리즈'와 함께 자사 AI 모델인 '제미나이'의 새로운 기능을 공개했다.

통상 구글은 새로운 스마트폰을 매년 10월에 공개해 왔지만 올해의 경우 이보다 두 달여 앞당겼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갤럭시Z 플립·폴드6' 시리즈를 출시한데 이어 애플이 내달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4'열고 '아이폰 16'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인 만큼 틈새 기간을 노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먼저 '픽셀9' 시리즈의 경우 화면 크기가 6.3인치인 '기본형'을 비롯해 고성능인 '프로', 화면을 6.8인치로 키운 '프로 XL', 좌우로 접히는 '프로 폴드' 등 4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신제품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최신 '텐서 G4'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이 칩셋은 멀티 모달리티를 지원하는 구글 최초 프로세서로, 전작 대비 웹 브라우징에서 20%, 앱 실행에서 17% 빨라졌다. 또 칩셋 내 텐서처리장치(TPU)는 머신 러닝 작업을 전담 처리해 출력 속도가 초당 최대 45개 토큰에 이른다.

아울러 신제품은 향상된 성능을 바탕으로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한 AI 모델 '제미나이'의 새 기능 '제미나이 라이브'를 지원한다. '제미나이 라이브'를 통해 사용자들은 제미나이로 스마트폰 화면 속 내용에 대해 음성으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가령 시청 중인 유튜브 동영상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를 물어볼 수도 있다. 오버레이에 바로 이미지를 생성해 지메일이나 구글 메시지와 같은 앱에 첨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릭 오스터로 구글 수석부사장(SVP)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 열린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구글 유튜브 캡처]

이와 함께 구글은 제미나이에 향후 구글 킵, 구글 태스크 등 구글 기본 앱과 시계·알람·미디어·와이파이 등 스마트폰 기본 기능, 유튜브 뮤직 등의 환경을 개선하는 확장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 제미나이에게 음성으로 지메일을 통해 친구에게 받은 음식 레시피를 찾고, 필요한 재료를 구글 킵 쇼핑 목록에 추가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가능해진다. 이 외에도 사진 기능에는 두 사진을 혼합할 수 있는 '애드 미', AI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매직 에디터', 텍스트 기반 이미지 배경을 변경할 수 있는 '리매진' 등이 탑재됐다.

특히 구글 픽셀폰이 한국에서 출시되지 않지만 삼성 갤럭시폰 이용자들도 '제미나이 어드밴스드' 가입 시 영어 버전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향후 아이폰 이용자들도 '제미나이 어드밴스드'에 가입할 경우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언어로도 확대 제공할 방침이다.

이는 애플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에 탑재하기 전 미리 AI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구글의 제미나이 AI 비서 도입은 애플보다 먼저 AI를 탑재하겠다는 구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1%대 미만으로 영향력이 미미한 상황이지만, 지난달 말 기준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선 점유율 약 8%, 일본 시장에선 지난 2분기 1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인 애플(56%)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AI 지각생'이란 불명예를 겪은 애플도 내달 10일 '연례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4'를 열고 AI 기능을 지원하는 '아이폰16'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앞서 지난 6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의 음성 비서 '시리'에 챗GPT를 접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중심지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갤럭시 Z 폴드·플립6'를 공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편 연초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하며 AI 폰 시장을 개척한 삼성전자는 보급형 제품에도 AI 기능을 확대 적용해 시장 주도권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에 AI 기능을 최초로 탑재한 이후 현재 갤럭시 S22‧23‧24 시리즈, 갤럭시 Z시리즈 4‧5 등에도 해당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또 최근 선보인 AI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폴드6'에선 한층 진화한 AI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보급형인 A 시리즈 가운데 첫 적용 제품은 '갤럭시 A35'와 '갤럭시 A55'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A35(5G)의 경우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출시됐으며, A55(5G)는 이달 출시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월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연말까지 약 2억대의 갤럭시 모바일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경기 침체로 불황을 겪던 스마트폰 시장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상승과 온디바이스 AI 등 기술 혁신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체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북미와 일본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하는 시장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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