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대선팀” 외연 넓힌 이재명 2기, 금투세 이견 진성준 유임

윤다빈 기자 2024. 8.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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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 출신 천준호는 전략기획
비서실장-대변인은 계파색 옅어
정무-정책-조직은 ‘신친명’ 기용
박성준-이한주-김윤덕 등 핵심

“지난 대선 때 선거캠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재명 2기 체제’는 이대로 곧장 대선을 치러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짠 사실상의 ‘이재명 대선 팀’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대표가 19일 꾸린 새 참모진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당일에 이어 이날도 실무형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전진 배치하면서 발 빠르게 ‘2기 체제’ 구축에 나섰다. 앞서 1기 때 합을 맞췄던 인사들을 그대로 기용해 업무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한편, 친명계로 분류되지 않았던 인사들까지 포용하는 외연 확장에도 중점을 뒀다는 평가다.

● 李 ‘2기 체제’서 핵심 친명 유임하며 외연 확장

이 대표는 이날 당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3선), 정책위의장에 진성준 의원(3선)을 유임하고, 전략기획위원장에 천준호 의원(재선)을 임명했다.

김 의원과 진 의원은 4월 총선 직후인 ‘이재명 1기 체제’ 막판에 각각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으로 발탁됐다. 김 의원은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전북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이 대표 지지 선언을 한 뒤 대선캠프에 조직본부장으로 합류한 조직통으로 꼽힌다.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두고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이견을 보여 왔던 진 의장도 유임됐다. 당내에선 이재명 2기 체제에서 진 정책위의장부터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진 정책위의장의 업무 능력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진 의원은 대표와 생각이 일부 다른 면이 좀 있지만 본인 소신대로 논리를 전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의원”이라고 했다. 여기에 당내에서 정책적 이견을 보이는 게 차기 대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에 나쁘지 않다는 판단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천 의원은 대선 선대위에서 이 대표의 비서실 부실장을 맡은 데 이어 이 대표 1기 체제에서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다. 당 관계자는 “천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아 정무와 전략 전반에서 강점을 보인 것이 전략기획위원장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 대표가 전날 각각 수석대변인과 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조승래(3선), 이해식(재선) 의원은 계파색이 엷어 외연 확장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다. 새롭게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김민석 전현희 김병주 이언주 의원이 모두 영남 출신인 것도 당세 취약 지역에 대한 외연 확장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다.

● 정무·정책·조직 분야서 ‘신(新)친명’ 배치

이 대표를 정무적으로 보좌할 인사로는 대선 캠프 시절부터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 신뢰를 쌓아온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이 대표의 정무특보 출신 정진욱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꼽힌다.

정책 분야에서는 이 대표의 멘토로 ‘기본사회’ 개념을 만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핵심이다. 이 원장은 최근 민주연구원 내에서 당원권 확대에 대한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혁신정책단을 꾸린 가운데 기본사회 실증연구에 나서는 등 이 대표의 차기 대선 공약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직 분야에서는 김윤덕 사무총장에 더해 22대 총선에서 당선된 충남 논산시장 출신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대선캠프 출신 관계자는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당 조직이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번에는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까지 목표로 조직부터 꽉 잡고 가겠다는 취지”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원조 핵심 친명으로 꼽히는 ‘7인회’ 출신 정성호(5선), 김영진(3선) 의원은 2기 체제에서 별도 당직을 맡지 않았다. 다만 비명계와도 소통이 원활한 두 의원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을 최소화하고, 중도 외연 확장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참모 그룹 간 경쟁을 유도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는 중요 사안을 본인이 직접 통제하길 원하는 만큼 특정인이 2인자 역할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신(新)친명계 내부에서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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