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기수론’ 첫 출사표… 포스트 기시다 대혼전 개막
‘아베 키즈’ 고바야시 “黨 바꿀것”… 43세 고이즈미 아들도 출마 채비
여론조사 1위 이시바 주내 선언… “11명 도전 예상, 배틀로열 분위기”
일본 집권 자민당의 소장파 의원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49)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19일 주요 주자 중 처음으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민당은 다음 달 2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후임을 뽑는 총재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 등 당내 유력 주자들도 속속 출마 선언 채비에 나서고 있다. 뚜렷한 ‘1강’이 없는 ‘춘추전국시대’ 양상이지만, 자민당 내에서는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당 쇄신을 이끌 젊은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40대 주자 속속 출마 채비
총재 선거에 출마하려면 20명 이상의 의원을 추천인으로 세워야 한다. 일부 출마 희망자들은 추천인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지만, 그는 여유 있게 추천인을 확보하며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1974년 11월생인 그는 2012년 처음 의원 배지를 단 4선(選) 의원이다. 10선 안팎 의원이 즐비한 자민당에서 아직 50세 생일을 맞지 않았고, 4선이라는 점에서 ‘젊은 소장파’로 분류된다.
대장성(현 재무성)에 들어가 국고 관리를 하는 재무성 이재국 등에서 일했다. 주미 일본대사관 근무 경험도 있는 엘리트다.
자민당에서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2년 말 두 번째로 정권을 잡았을 때 대거 국회에 입성한 젊은 의원들을 ‘아베 키즈’로 부른다.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은 아베 키즈의 선두 격이다.
과거처럼 당내 파벌의 영향력이 강했다면 나이, 경륜, 지명도 부족 등으로 그의 총리 도전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다르다. 젊은 의원들은 물론이고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피격 사망 후 구심점을 잃고 흔들리는 보수파 의원 또한 그를 지지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의 출마도 유력하다. 인지도가 높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등의 지원도 받고 있다.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 고이즈미 전 환경상 등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당내 ‘젊은 기수론’은 점점 힘을 받고 있다.
● 이시바 등도 출마 준비 나서
다만 당내에서는 보수파를 중심으로 거부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내 파벌 간 합종연횡이 선거 승자를 결정할 때가 많다.
공영 NHK방송은 현재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자민당 의원이 11명에 달한다며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파벌 대부분이 해체돼 과거 같은 교통 정리가 되지 않아서다. 한 의원은 현 선거전 양상을 두고 “‘배틀로열(여러 선수가 하나의 링에서 동시에 싸우는 프로레슬링 방식)’ 같은 분위기”라고 밝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번엔 해리스” 오바마 키운 시카고 들썩
- [사설]尹-李든 韓-李든 일단 만나야 뭐라도 시작된다
- [단독]국립대병원 ‘빅5’ 수준으로 키운다더니…국고지원 비율 10개월째 답보 상태
- [사설]5대銀 대출금리 20차례 줄인상… 집값은 못 잡고 시장 왜곡만
- [사설]‘나 홀로 사장’ 줄폐업… 경기 침체에 거리로 내몰리는 서민들
- 태풍 ‘종다리’에 남부 최대 100mm 비…폭염과 열대야도 계속된다
- 정봉주 “전국적으로 조직된 움직임에 패배한 것 같다”
- 등굣길 여중생 살해하려 한 남고생, 이미 3차례 신고 있었다
- 고려인, 피란민으로 살아간다[동행]
- [오늘과 내일/정원수]인사 검증 시스템, 고장 난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