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광주 난리…팀분위기도 역대급”
KIA 이창진(33)은 볼넷을 잘 골라내는 타자다. 이번 시즌 타율 0.260에 그치고 있지만 출루율이 0.411에 달한다. 92경기에서 44안타를 치는 동안 사사구는 그보다 2개 더 많은 46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중한 타석 접근 자세가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나가야 할 때 방망이가 나가지 못하면 카운트가 몰리고, 기회에서 제대로 스윙하지 못하면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지난달 이창진은 월간 타율 0.208로 부진에 허덕였다. 타율이 워낙 저조하다 보니 강점인 출루율도 0.333에 그쳤다.
그랬던 이창진이 18일 잠실 LG전 3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이번 시즌 개인 첫 1경기 3안타다. 좌익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창진은 하위타선에서 팀 타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회초 1사 후 3루 베이스를 맞히는 행운의 내야안타로 출루해 최원준의 스퀴즈 번트에 홈을 밟아 선취득점을 해냈다. 5회 중전안타를 때렸고, 7회 다시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4-0 팀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이창진은 “최근에 타격감이 너무 안 좋았다. 최근 뿐 아니라 올해 너무 생각대로 안되다 보니 마음고생도 많았다”면서 “오늘 안 되더라도 적극적으로, 후회없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치자고 했더니, 운 좋은 안타가 좀 나오면서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시즌 첫 3안타 소감을 전했다. ‘베이스 맞는 내야안타에 느낌이 좋았을 것 같다’는 말에 “오늘 무조건 (안타) 2개는 나오겠다 싶더라”고 웃었다.
본인은 “너무 생각대로 안 된다”고 힘들어 하지만, 정작 이범호 KIA 감독은 이창진을 종종 2번 타자로 배치하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이창진은 “어떻게든 출루 하려는게 크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했다. KIA 중심타선의 화력이 워낙 강하다. 이창진 같은 타자가 꾸준히 출루를 해주면 그 위력도 배가된다.
워낙 쟁쟁한 타자들이 많아 매일 주전으로 나가기는 쉽지 않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고 있지만 이창진은 이제 224타석으로 규정타석에 못미친다. 이창진은 “띄엄띄엄 나가다 보니 타격감을 유지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게 제 역할이니까 그 또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로 벌써 프로 11년차를 맞았지만, 이창진은 포스트시즌과 그리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2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경기가 전부다. 이창진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때) 광주에서 난리가 났다고 하더라. 지금도 어제 LG전 이겼을 때 광주에서 난리 났다고 하던데 조금씩 실감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향해 막바지 스퍼트를 내고 있는 지금, 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 이창진은 “제가 그래도 (프로에서) 10년 넘게 붙어 있는데 올해가 제일 좋은 분위기로 야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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