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 때문에 누구 죽어’ 李 대표 자신에게 먼저 할 말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통령 부인의 부패를 덮어주느라고 억울한 양심적 공직자를 죽음으로 내몬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을 담당한 권익위 국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김 여사 비리를 봐주려다 벌어진 일로 몰아 비난한 것이다.
담당 국장이 사망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유서나 증거도 없다. 김 여사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할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김건희·윤석열 부부를 비호하느라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가 억울하게 희생됐다. 김건희는 살인자”라고 막말을 했다. 전 의원은 그 ‘공로’인지 민주당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민주당은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국민들이 보기에 거슬리고 불쾌했다면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래 놓고 이번엔 다시 이 대표가 나서 근거 없는 주장을 한 것이다.
야당 대표로서 부적절한 것에 앞서 다른 사람도 아닌 이 대표가 할 말은 아니다. 이 대표의 각종 비리와 관련해 측근과 주변인 등 5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한번도 자기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남 탓만 했다. 성남시장 시절 함께 일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전 본부장과 김문기 전 처장이 대장동 비리와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이 대표는 “어쨌든 명복을 빈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인의 죽음에 대해서도 “나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했다.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씨가 목숨을 끊었을 때도 “검찰 탓이지 이재명 때문이냐”고 했다.
김 전 처장의 유족은 “8년 동안 이 대표에 충성을 다했는데 조문이나 애도 한번 하지 않고 모른다고 하느냐”고 분노했다. 전씨는 유서에서 “본인 책임을 알고 있지 않느냐. 더 이상 희생자가 없도록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 전씨 장례식 직후엔 장외 집회에 나가 “윤 정권 규탄”을 외쳤다. 이랬던 이 대표가 다른 사람에 대해선 죽음의 이유 자체가 불분명한데도 ‘누구 때문에 누가 죽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자신에게 먼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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