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산되는 응급실 마비, 이러다 진짜 대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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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전공의 집단이탈로 시작된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근근이 버텨오던 비상진료체계가 응급의료에서부터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인력 부족으로 병원들이 하나둘 응급실 문을 닫고, 받아주는 응급실이 없어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른다.
6개월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현장을 지켜온 의료진이 번아웃(탈진)으로 현장을 떠나면서 한계에 봉착한 병원들은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 응급실 문을 닫고 병상을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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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전공의 집단이탈로 시작된 의료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근근이 버텨오던 비상진료체계가 응급의료에서부터 마비가 오기 시작했다. 인력 부족으로 병원들이 하나둘 응급실 문을 닫고, 받아주는 응급실이 없어 뺑뺑이를 돌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른다. 이대로면 응급환자가 몰리는 추석 연휴 즈음 진짜 대란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섬뜩하다.
응급실은 365일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병원 최전방이다. 초진부터 응급처치, 전원 환자 처치 등을 동시에 하려면 적정 인원 교대근무가 필수다. 6개월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현장을 지켜온 의료진이 번아웃(탈진)으로 현장을 떠나면서 한계에 봉착한 병원들은 특정 요일이나 시간대 응급실 문을 닫고 병상을 줄이고 있다. 충북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지난 14일 진료를 일시 중단했고, 세종충남대병원은 이달부터 매주 목요일 응급실을 부분 폐쇄하고 있다.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응급실 병상을 줄인 곳은 25곳에 달한다.
응급실 뺑뺑이 끝에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지난달 전북 익산에서 70대 교통사고 환자가 응급수술 병원을 찾지 못해 전전하다 1시간 20여 분 만에 숨졌고, 경남 김해에선 콘크리트 기둥에 깔린 60대 화물기사가 병원 10곳을 헤매다 사망했다. 과연 정부나 병원들이 이런 죽음에 대해 얼마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다. 현장 곳곳에서 비명이 쏟아지는데도 정부는 “아직 응급실 진료에 큰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는 낙관적 답변만 내놓고 있다.
응급실 마비는 의료 붕괴의 시작일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환자와 온열질환자들까지 속출하면서 이번 추석 연휴가 중대 고비가 될 거라는 전문가들 경고가 쏟아진다. 남은 의료진에게 무작정 버티라고 강요할 수도, 전공의들이 돌아오기까지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다른 진료과목 전문의 등을 응급실로 돌리는 등 특단의 단기 처방부터 서둘러야 한다. 경증환자가 응급실에 몰려 중증환자가 피해보지 않도록 체계적인 이송 안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수다. 어떤 경우에도 응급의료 최전방이 붕괴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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