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더 오른다?…경매·청약시장도 과열 조짐

이중삼 2024. 8.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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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93.7% 1년 11개월 만에 최고
1~7월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 148.87대 1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 지속 전망

서울 아파트 가격이 21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이 열기가 최근 경매·청약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8·8부동산대책'을 내놨지만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8월 2주차 기준)은 지난 2018년 9월 2주차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집값을 잡겠다고 내놓은 고육지책임에도 오히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한 셈이다. 정부는 공급 대책 효과가 조기에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 열기가 최근 경매·청약시장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이는 치솟는 공사비·공급 부족 우려 속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만큼, 경매·청약시장 열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4년 7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달(92.9%)보다 0.8%포인트(p) 오른 93.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8월(93.7%)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최근 선호도 높은 단지의 매도 물량이 줄고 호가 상승 여파로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를 넘겨 낙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지지옥션 측 설명이다.

낙찰가율은 경매시장에서 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의 비율이다. 낙찰가율이 높을수록 경매 물건에 대한 평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5월 89.1%에서 6월 92.9%, 7월 93.7% 등 계속 오르는 추세다. 감정가 이상으로 낙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낙찰된 129건 가운데 27건(20.9%)은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했다. 5건 중 1건은 감정가를 넘겨 거래된 셈이다.

일례로 지난달 서울 용산구 원효로4가의 산호아파트 전용면적 41㎡의 경우 11억5237만원에 낙찰돼 감정가(8억3800만원) 보다 3억1437억원(낙찰가율 137.5%) 높게 거래됐다. 같은 달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59㎡도 감정가(17억6000만원) 대비 4억7388만원 높은 22억3388억원(낙찰가율 126.9%)에 낙찰됐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일반 매매시장에서 호가가 오르고 선호도 높은 단지의 매물이 줄어든 탓이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의 매물은 7만8927가구로 전달 1일(8만809건)보다 1882가구가 줄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자 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21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2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32% 올랐다. 지난 2018년 9월 2주차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완연한 상승장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서울 아파트 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8·8부동산대책'을 발표했지만 가격이 더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 청약시장도 '활활' 내 집 마련 수요 커져

서울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자 '내 집 마련'을 위해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청약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월 서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8.87대 1에 달했다.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12.47대 1), 수도권(22.47대 1), 지방광역시(1.57대 1), 지방도시(12.04대 1) 등 경쟁률을 모두 압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공사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정비사업 분양 의존도가 높은 서울에서 앞으로 새 아파트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분양에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1만5000원이다. 전월(1267만6000원) 대비 5.04%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967만5000원)과 비교하면 37.62% 치솟았다.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4401만7000원이다. 이는 HUG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치다.

분양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공사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용 건물 공사비지수는 지난 2021년 6월 110.73에서 올해 6월 128.87로 3년 새 16.4% 올랐다.

특히 서울 분양시장 상승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의 '8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111.1로 전달(94.6)보다 16.5p 올랐다. 이 자수는 100을 넘으면 분양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사가 많다는 뜻이며 100 아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지속적인 거래량 증가·금리 인하 기대감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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