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가 ‘서울의 봄’과 비교될 수 밖에 없지만”[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서울의 봄’과 비교되는 건에 대하여
2.판타지성 강한 골프장 장면, 삽입한 이유는?
3.고 이선균의 유작, 어떻게 기억되길 바랄까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 추창민)가 1979년 10.26 사건을 담고 출항했다. 고 이선균, 조정석, 유재명 등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그날 ‘세발의 총성’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려낸 이 작품은 앞서 같은 소재로 천만 영화로 등극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와 의도치 않게 비교되고 있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추창민 감독에게 이에 대한 질문부터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들이밀었다. 추 감독은 논리적인 화법으로 답변을 내놨다.
■쟁점1.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과 비하인드 스토리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같은 사건을 모티프로 한 탓에 ‘서울의 봄’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평소 김성수 감독과 절친한 추 감독은 그럴 수밖에 없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소재에 관심이 있었고, 서로 시나리오도 읽어줬어요. 이 소재를 비슷한 시기에 따로 작업하는 게 맞나 고민했는데, 각자 다른 영화가 나올 거로 믿었죠. 사실 저희끼리 대화하면서 ‘별들의 전장’이란 가제로 하나회 사건도 다뤄볼까 했지만, 유야무야됐고 김성수 감독은 ‘서울의 봄’으로, 전 ‘행복의 나라’로 만들게 된 거죠. 부담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지만, 각자 롤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저 역시 ‘서울의 봄’을 재밌게 봤고 속 시원했거든요. 개인에 대한 일갈이 됐다고 생각했고요. 반면 ‘행복의 나라’는 시대상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고 했죠. 그걸 전상두 역을 맡은 유재명이 잘 표현했다고 느껴요.”
■쟁점2. 골프장 장면, 꼭 들어가야만 했던 이유는?
클라이맥스에 배치된 골프장 장면은 추 감독이 강조한 시대상을 강력하게 표현한 구간이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톤과 어울리느냐에 대한 의문은 떨칠 수 없다는 이들도 있었다.
“맞아요. 그럴 수 있죠. 그 전까진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면 골프장 장면은 판타지였으니까요. 이 간극에 대해서 받아들일 사람은 받아들이겠지만, 아닌 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그런 판타지가 있었기 때문에 영화적 순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이건 다큐멘터리가 아니니까요. 시원해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불호인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에 맞추려면 제가 굳이 이 작품을 연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은 유재명과 조정석도 동의했고요. 극 중 ‘정인후’의 선택을 신파적으로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죠. 정인후 개인의 선택으로 본다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지만, ‘정인후’를 1979년 시대상으로 치환한다면 느낌이 다를 겁니다.”
■쟁점3. 뜨거운 배우, 고 이선균
이 작품은 고 이선균의 마지막 작품이다. 추 감독은 그를 어떻게 기억할까.
“이선균은 굉장히 뜨거운 배우예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화도 잘 냈죠. 그런 이선균의 다른 얼굴을 유추하고 싶어서 ‘박흥주’는 무표정하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200% 이상 표현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이 그의 유작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안 보고 싶은 팬들도 있을 거예요. 그 모습이 안타까워서요. 그래서 ‘그래도 봐주세요’란 말은 못할 것 같습니다. 그건 관객의 몫이니까요. 하지만 언젠가 한번 보게 됐을 땐 ‘이선균이 정말 좋은 배우였구나’ 느끼면 된다고 생각해요.”
‘행복의 나라’는 극장가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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