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왜 명단 제외했어!" 선수는 공개 항명, 구단주는 조기 퇴장...2650억 썼는데 시작부터 '삐걱'

고성환 2024. 8. 19.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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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선수는 경기 시작도 전에 성명문을 올렸고, 구단주는 종료 휘슬이 불리기 전에 다급히 자리를 떴다. 개막전부터 잡음이 나온 첼시다.

첼시는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라운드 개막전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0-2로 패배했다.

지난 시즌 노출했던 문제가 여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경질하고 레스터 시티의 승격을 이끈 엔조 마레스카 감독을 새로 데려왔지만, 아쉬움이 컸다. 공격진의 마무리는 무뎠고, 동료 간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부족했다.

첼시는 전반 18분 엘링 홀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수비 숫자가 훨씬 많았지만, 밀고 들어가는 홀란 한 명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후반 39분 마테오 코바치치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첼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페드로 네투를 포함해 선수 영입에만 1억 5000만 파운드(약 2651억 원)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중 아무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새로운 첼시를 보려면 더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더 큰 문제는 경기장 밖에서 터졌다. 라힘 스털링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자 경기 시작을 앞두고 성명문을 발표한 것. 스털링 대변인은 곧바로 "첼시와 계약 기간이 3년 남아있다. 그는 개인 훈련을 위해 2주 일찍 복귀했고, 새로운 감독 밑에서 긍정적인 프리시즌을 보냈다. 감독과 좋은 관계를 쌓았다"라며 "우리는 라힘이 이번 경기에 나설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스털링 측은 "우린 언제나 첼시와 긍정적 대화를 나눴고, 스털링의 미래에 관해 확신을 받았다. 이번 상황에 대한 첼시의 명확한 대답을 기대한다. 그때까지는 새로운 시즌을 긍정적으로 시작하고자 하는 스털링의 뜻을 응원할 것"이라며 마레스카 감독과 구단 측에 설명을 요구했다.

공개적인 불만 표출이었다. 이날 마레스카 감독은 스털링 대신 크리스토퍼 은쿤쿠와 콜 파머에게 양 측면을 맡겼고, 벤치에는 네투와 미하일로 무드리크, 마르크 기우, 노니 마두에케 등을 앉혔다.

2년 전 4500만 파운드(약 779억 원)의 이적료로 첼시 유니폼을 입은 스털링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만도 했다. 일단 마레스카 감독은 "기술적인 결정이었다.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론은 스털링 편이 아니다. 그간 첼시에서 아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으로 보인다. 맨시티 출신 마이카 리차즈는 "다들 선수 시절 명단 제외를 당해봤을 것"이라며 "우리도 물론 성명문을 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스털링과 그의 측근 의도는 분명하다. 팀에 잡음을 일으키려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이미 첼시엔 잡음이 많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첼시 선수들이나 구단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첼시 선발 라인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명문을 낸다? 절대 좋지 않다"라며 "팀원들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나중에 팀 스쿼드에 복귀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리버풀에서 뛰었던 제이미 레드냅 역시 "선수는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하면 된다. 스털링은 맨시티를 떠나 첼시로 향한 후 절대 만족스럽지 않다. 만약 감독이 그런 선수를 기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선수는 묵묵히 할 일을 하면 된다"라며 "스털링의 이번 행동은 완전히 쓰레기다. 더 나은 대응을 보여줬어야 했다. 그의 대변인들도 마찬가지다. 정말 형편없는 성명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팬심도 마찬가지다. 첼시 팬들은 "스털링의 성명은 그가 스쿼드에 포함될 권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첫 경기부터 불만을 표출하는 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아니다. 방출해야 한다", "마치 그가 전성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도 된 것 같은 행동", "스털링의 성명은 그를 제외한 결정이 옳다는 걸 보여준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첼시 구단주 토드 보엘리의 조기 퇴장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후반 막판 코바치치에게 두 번째 실점을 허용하자 굳은 표정으로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그대로 등 돌려 빠져나갔다. 경기를 포기해버린 모습.

보엘리는 이로 인해 몇몇 팬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그는 이적시장 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첼시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했으나 부진을 거듭했다. 

레드냅은 "마레스카 감독은 내일 훈련에 복귀해서 너무나 많은 불행한 얼굴들을 보게 될 것이다. 보통 훈련에서는 11대11로 선수단이 모두 경기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11대11에도 들어갈 수 없는 선수가 20명이나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라며 "지금 첼시 선수단은 사실상 감독의 일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SPN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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