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죽어버렸으면’ 하더라”… 부산 돌려차기男 동료 수감자 증언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이모(31)씨가 평소 피해자를 향한 보복성 발언을 일삼았다는 동료 재소자들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재)는 1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과 모욕·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인심문이 이뤄졌으며 이씨와 수감 생활을 함께한 동료 수감자들이 출석했다. 같은 구치소 수감실을 썼던 A씨와 이씨로부터 접견품 반입을 강요받았던 B씨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교도소 내에서 이씨가 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 출신이라는 소문이 퍼져 재소자들도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A씨는 “돌려차기 사건도 큰 데다가 조폭 출신이라고 하니 다른 재소자들이 두려워했을 수 있다”고 했다. B씨도 “칠성파 생활을 했다고 전해 들어 이씨 눈치를 봤었다”며 “(이씨의) 강요와 욕설 등을 단순한 장난으로 받아들이진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씨가 뉴스로 사건이 보도될 때마다 피해자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뉴스에 피해자가 나오자 ‘나가면 때려죽여 버리겠다’거나 ‘아예 죽어버렸으면 징역을 더 싸게 받았을 텐데’ 등의 말을 자주 했었다”며 “다른 방 재소자들과 ‘통방’으로 보복하겠다거나 피해자 외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통방이란 각 수용자가 머무는 호실에서 서로 목소리를 높여 다른 호실 수용자들과 대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B씨는 “이씨가 ‘6대밖에 안 때렸는데 12년을 받았다. 한 대당 2년 받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죽일 걸 그랬다’면서 억울해했다”며 “민사 재판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도 말하고 다녔다”고 했다. 이어 “통방으로 ‘피해자를 잘못 만나 형량을 많이 받았다.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 피해자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B씨는 자신이 당한 이씨의 강요 혐의에 대해서는 “사건을 크게 키울 마음은 없다”며 “처벌을 원하진 않는다”고 했다.
이씨는 2022년 5월 22일 귀가하던 피해자를 쫓아가 서면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머리를 발로 차는 등 마구 폭행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1심에서는 살인미수 혐의만 적용돼 징역 12년이 선고됐으나, 2심 과정서 피해자가 입었던 청바지에서 이씨 DNA가 검출되는 등 추가 증거가 드러나며 강간살인 미수로 공소장 내용이 변경됐다. 이후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다.
작년 2월 재판 중 구치소에서 피해자에 대한 보복 협박성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전 여자친구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도 있다. 또 같은 호실 수감자에게 접견품 반입을 강요하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규율 위반으로 신고해 접견 등 제한 조치를 받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 7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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