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소리치더니 직무유기"…의협 회장 사퇴 촉구한 경기도의사회, 왜

정심교 기자 2024. 8. 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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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합의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경기도의사회가 이를 두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직무유기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까지 의사집단이 투쟁해 간호법안을 겨우 막아냈는데, 임 회장을 비롯한 현 의협 집행부가 최근 탄력받은 간호법안 입법화를 보고도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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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주최로 열린 '합리적인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방향 모색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2024.08.10.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여야가 합의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경기도의사회가 이를 두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직무유기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까지 의사집단이 투쟁해 간호법안을 겨우 막아냈는데, 임 회장을 비롯한 현 의협 집행부가 최근 탄력받은 간호법안 입법화를 보고도 방치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임 회장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압박 카드'도 내밀었다.

경기도의사회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간호법은 의료인 면허제도를 규정한 의료법의 근간을 흔들고 PA(가칭 전담간호사) 무면허 의료행위를 합법화해 국민 건강을 심각히 위협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없애는 악법"이라며 "지난해 5월 당시 의료계가 13개 보건의료단체와 연대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결사 투쟁해 저지했던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의협은 간호조무사·임상병리사·응급구조사·방사선사 등 13개 직역 단체와 연대한 14보건복지의료연대를 결성해 간호법 제정을 함께 대응했다.

이어 경기도의사회는 "당시 13개 보건의료단체의 파업을 불사한 투쟁의 결과,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이 법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직접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내용보다 더욱 악화해 간호사들에게 국민 신체에 대한 각종 검사·처치·수술 등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허용하겠다는 의료법 근간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간호법안이 통과되면) 의료인 면허제도 자체가 사실상 유명무실화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당시 누구보다 강경한 목소리로 이필수(전 의협 회장) 집행부의 간호법 대응을 '미온적'이라며 질책했던 임현택 현 의협 회장이 당시보다 더 악화한 간호법안이 국회 여야 합의 통과될 때까지 침묵하고 방치했다는 사실은 심각한 직무유기이고 회원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복지위-교육위 연석 청문회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08.19.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이들은 "그동안 간호법 재추진 소식에 회원들이 혹시나 걱정하며 제대로 된 대응을 주문할 때마다 비선 운운하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큰소리치던 임현택 집행부가 더 악화한 간호악법의 국회 통과의 소식을, 회원들이 언론을 통해 듣게 하고 있다"면서도 "또다시 이전 집행부 탓을 하는 모습에서 지도자로서의 최소한의 도덕성도 상실됐다"고 비난했다. 심지어 "취임 이후 무책임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반복하며 의대생, 전공의 후배들의 신뢰를 잃었던 임현택 집행부에 대한 의대생·전공의는 물론 회원들의 마지막 신뢰조차 상실됐다"고 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은 성명서에서 "경기도의사회는 (의대증원에 이어) 간호법까지 제대로 된 대응도 없이 무기력하게 통과되는 것을 지켜만 보는 현 의료계의 절망적이고 기만적 상황에 대해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4가지 요구사항을 언급했다. 이 요구사항 중 정부를 향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은 망국적 의대 증원, 필수의료 말살 패키지, 간호법 강행 등 오기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국회는 국민 건강 수호의 최후 보루인 면허제도를 망가뜨리고 국민 건강을 내팽개치는 포퓰리즘 간호법 강행 시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임현택 의협 회장을 향해서는 "간호법 통과를 직무유기하고 회원들의 신뢰를 상실한 임현택 집행부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총사퇴해야 한다"라고도, 의협 대의원회를 향해서는 "의사의 소중한 면허권을 지키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제반 문제에 대한 전권을 가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투쟁에 즉각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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