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바이오, 회계처리 기준 위반...투자 주식 부당 평가"

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삼성바이오의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 상실 처리에 대해 회계처리 기준 위반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4일 삼성바이오가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지만 구체적인 쟁점에선 이같이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을 피하려고 단독지배에서 에피스 합작사인 바이오젠과의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공정가치로 부당하게 평가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삼성바이오 측은 지난 2015년, 에피스의 복제약이 국내와 유럽에서 각각 판매승인과 예비승인을 받는 등 사업성과를 내면서 바이오젠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져 에피스를 공동지배하게 된 거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복제약이 허가기관을 거쳐 임상시험에 착수했다면 성공확률이 높고 판매승인까지 무난히 받을 가능성이 큰 것이라면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할 합당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삼성바이오가 채권평가기관에 2014년 12월 31일을 평가 기준일로 해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공문을 써달라고 요청했는데, 이는 삼성바이오가 2014년도가 아닌 2015년도에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하는 것을 합리화하는 근거자료를 임의로 만들어낸 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 판결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당 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 사건에 전부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와 판단을 달리한 거라 항소심 공방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시 이 회장 등의 형사사건 1심 재판부는 에피스의 성과를 기업가치에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평가하며,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자본잠식을 피하려고 고의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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