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보급로 끊는 우크라 “작전 목적, 완충지대 조성”
부분 휴전 협상 무산’ 보도에 러시아 “협상 진행 없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진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사진)은 이번 작전 목적을 ‘완충지대 조성’이라고 처음 밝히면서 영토 점령 굳히기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급습 탓에 양국 간 비밀리에 이뤄지던 부분 휴전 협상이 무산됐다는 보도에 대해 러시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콜라 올레슈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은 18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 “쿠르스크 지역 다리 하나를 추가로 파괴했다”며 “정밀 공습으로 적(러시아군)의 보급능력을 계속 약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쿠르스크주 즈반노예 마을 인근 세임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6일 글루시코보 마을 근처 다리하나를 파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보급로 역할을 하는 다리를 연달아 파괴한 것을 두고 이 지역을 앞으로 장기적인 군사 거점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러시아 군사 블로거 유리 포돌리아카는 우크라이나군이 며칠 내 또 다른 다리 하나를 전략적으로 장악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우리 방어작전의 최우선 임무는 러시아의 전쟁 잠재력을 최대한 무너뜨리고, 최대의 반격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여기엔 쿠르스크 작전을 통해 침략자 영토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를 공격할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완충지대’란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를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침입 목적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훌륭한, 그리고 필요했던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 지역 80개 마을, 1150㎢ 면적(서울의 약 2배)을 점령했다고 주장한다.
한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부분 협상을 위한 회담을 비밀리에 추진했으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협상이 무산됐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러시아 외교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애초 결렬될 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떤 것도 결렬되지 않았다”며 “민간 핵심 인프라 시설의 안전에 대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사이 직간접적 협상은 없었고, 진행 중인 협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은 민간을 겨냥해 공격하지 않는다며 “서방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부터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WP는 전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에너지·전력 기반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을 중단하기 위해 카타르 중재로 협상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었으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급습하면서 협상이 무산됐다면서 만약 이번 협정이 체결됐다면 부분 휴전과 같은 효과를 내며 두 나라 모두에게 휴식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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