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딛고 일어서라’…변희수재단 준비위, 트랜스젠더 청년에 생활비 지원
5명에 최대 300만원 첫 지급
“사회로 한발 나갈 기회 줘”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가 트랜스젠더 청년에 대한 긴급 생활비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19일 발표했다.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고 노동·교육·의료 영역에서 발생하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려고 발족한 준비위의 첫 지원사업이다.
준비위는 이날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랜스젠더 청년 지원자 5명을 대상으로 1인 최대 300만원의 긴급 생활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준비위 공동대표인 정민석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이사장은 “변 하사가 군인 신분을 잃고도 다시 (사회 활동을) 시작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지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지원사업 착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변 하사가 숨진 뒤 3년이 넘는 동안 한국 사회는 인권 상황이 전반적으로 후퇴하고 있어 트랜스젠더들이 더 고립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지원사업을 통해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극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 하사의 주치의였던 이은실 준비위원장은 이번 지원사업이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의 삶에 발판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순천향대 산부인과 교수인 이 위원장은 환자로 만난 트랜스젠더들이 가정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일터에서 쫓겨나 의료·주거·교육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지원사업이 그들 삶의 기반을 지키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 말했다.
준비위는 당사자들이 서로 위로하고 교류하는 네트워크 모임을 연 2회 지원하기로 했다. 준비위 공동대표인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트랜스젠더 당사자는 성소수자 중에서도 많은 차별을 당하며 사실상 은둔을 강요당한다”면서 “이들에게 사회로 한발 나아갈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트랜스젠더다. 준비위는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4일 5~6명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오는 31일 오후 2시에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자세한 사항은 변희수재단 준비위 홈페이지에 공지돼 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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