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윤 대통령 ‘통일 독트린’엔 무반응…UFS엔 ‘도발’ 시사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 발표를 두고 나흘째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현재까지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다”며 “북한의 반응에 대해 예단하지 않고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직접 구체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것이고, 전제 조건 없는 대화 원칙을 분명히 밝혔다”며 “또 실무급 대화 제안으로서 서로 부담 없이 상호 대화의 의사를 밝힌 만큼 북한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남북 당국 간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경색을 풀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는 언급하지 않아 형식적인 대화 제안이란 비판과 함께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 북한 ‘주민’에게 자유의 가치를 심어 통일을 이룬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외려 북한이 반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일 정부가 수해 지원을 공개적으로 제안했을 때도 호응 여부를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신 “적은 변할 수 없는 적” “한국 쓰레기들” 등 남측을 비난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는 이날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한 공보문에서 이날부터 진행된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군사연습”이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성원국들까지 참가하는 공격형의 다국적 무력시위로 자기의 위험한 흉체를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의 주권과 안전리익을 백방으로 담보할 수 있는 최상의 억제력을 비축함으로써 전쟁방지를 위한 힘의 균형을 항구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UFS 당시에도 “실질적인 북침 연습”이라고 비난하고, 동해상 함선에서 미사일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선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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