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럼 서기장에 "베트남, 주변국외교서 항상 우선"(종합)

이봉석 2024. 8. 1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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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서기장 "양국관계, 베트남 대외정책 최우선"…철도 등 14개 협력 서명
럼 서기장, 내달엔 美 찾아 바이든과 회담 예정…유연한 '대나무 외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또 럼 신임 공산당 서기장에게 "중국-베트남 운명 공동체 건설을 더 깊고 구체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함께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TV(CCTV)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럼 서기장과 회담에서 "좋은 업무 관계와 개인적 친분을 쌓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럼 서기장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한 것은 양당과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음과, 중국-베트남 관계의 높은 수준과 전략성을 충분히 나타낸 것"이라며 "중국은 항상 주변국 외교에서 베트남을 우선순위로 여겨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별세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서기장과 지난 10여년간 각자 특성을 가진 사회주의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손을 맞잡고 노력해왔다면서 좋은 동지이자 친구를 잃었다며 애도하기도 했다.

이에 럼 서기장은 양국 관계는 베트남 대외 정책의 최우선 순위라면서 "이번 방중은 중국과 관계를 중시한다는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의 확인"이라고 강조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이 중국을 강하고 번영하는 국가로 이끌었다면서 평화와 협력, 지역 및 세계 발전에 있어 중국의 발전하는 역할에 대해 찬사도 보냈다.

이어 "베트남은 모든 형태의 '대만 독립' 분리주의 활동을 결연히 반대하고 홍콩, 신장(新疆), 티베트는 모두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세력도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시 주석은 회담 전 의장대 사열을 준비해 럼 서기장을 환대했다.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는 인민대회당에서 가장 호화로운 금색대청(金色大廳)에서 럼 서기장 내외를 환영연회도 마련했다. 여기에는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왕샤오훙 공안부장 등이 참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회담 후 중국과 베트남은 양국을 오가는 철도에서부터 동식물 검역에 이르는 14개 협력 문건에 서명했다.

이 가운데는 표준화된 철도 노선에 대한 계획 및 타당성 조사에 관한 문건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작년 12월 시 주석의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국경을 넘는 철도 연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었다.

베트남 북서부 산악지대 라오까이에서 항구도시 하이퐁으로 이어지는 구간 등 3가지 프로젝트가 거론됐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중국 선전과 하이퐁을 연결할 가능성이 있다.

양국은 이미 2개의 철도로 연결돼 있지만, 프랑스 식민지 때 건설된 베트남 철도 궤도 너비가 중국 고속철도와 달라 국경에서 승객과 상품은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다.

다른 문건은 중앙은행과 언론, 보건, 코코넛·악어·두리안에 대한 검역 및 검사 등에 대한 협력을 담고 있다.

양국은 럼 서기장의 방문 기간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중국-베트남 운명 공동체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중국인민공화국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간 공동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의장대 사열 통해 럼 서기장(오른쪽) 환영하는 시진핑 주석. [EPA 연합뉴스]

지난달 별세한 쫑 서기장 후임으로 지난 3일 선출된 럼 서기장은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지난 18일 오전 특별기편으로 광둥(廣東)성 광저우 공항에 도착, 사흘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럼 서기장은 광저우에 머무는 동안 베트남 국부인 호찌민 전 주석이 1920년대 광저우에서 공산주의 혁명운동을 펼쳤던 발자취를 돌아봤다.

오는 20일 귀국길에 오르기 전까지 리창 국무원 총리 등 다른 중국 최고위급 인사들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럼 서기장은 다음 달에는 주석 자격으로 유엔 연례 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을 예정이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은 미·중이라는 두 초강대국과 관계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베트남의 유연한 외교정책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베트남은 대나무처럼 굳건하면서도 유연한 '대나무 외교' 정책을 추구하면서 모든 주요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실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최고 권력자인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했다.

이어 석 달 뒤인 같은 해 12월에는 시 주석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 기존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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