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뜨거운 우승 경쟁 ‘팔꿈치 논란’ 찬물
잇단 비매너 플레이로 퇴장 ‘눈살’
고의성 드러나면 추가 징계 가능성
선두 강원은 승점 50점으로 달아나
올해 프로축구에서 새로운 ‘축구 동화’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강원FC가 가장 먼저 승점 50점 고지에 오르면서 라이벌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강원은 지난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27라운드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3-2 역전승에 성공했다. 먼저 2골을 내주고 3골을 내리 쏟아내며 뒤집은 강원의 ‘역전 극장’에 올해 최다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강원이 남은 11경기에서도 순위표 꼭대기를 지킬 수 있다면 시도민 구단 최초의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역사를 쓸 수 있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강원은 과거 이루지 못한 업적을 써내려가고 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강원이 우승까지 노리는 것은 라이벌들의 부진 때문이기도 하다. 2위 김천 상무(승점 46점)가 지난 16일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대구FC에 0-3으로 완패하더니 3위 울산 HD(승점 45점)와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4점)도 각각 수원 FC와 전북 현대에 1-2로 졌다.
특히 울산과 포항은 믿었던 베테랑 선수들의 ‘팔꿈치 이슈’에 힘이 빠졌다.
포항 수비수 신광훈이 17일 전북 원정에서 1-1로 맞선 후반 막바지에 볼과 전혀 상관없는 상황에서 전진우를 팔꿈치로 가격한 게 시작이었다. 포항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퇴장된 신광훈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면서 전북에 1-2로 졌다. 낙승이 예상됐던 ‘꼴찌’ 전북에 져 3연패를 당하면서 타격이 더 컸다.
울산은 골잡이 주민규가 0-0으로 맞선 전반 39분 팔꿈치로 이재원의 얼굴을 가격하면서 경기가 꼬였다. 역시 VAR에 잡힌 이 장면에서 레드카드가 나왔다. 수적 열세에 처한 울산은 2연패로 흔들리던 수원FC에 승점 3점을 헌납했다. 이로 인해 울산은 3년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졌다.
울산과 포항은 팔꿈치를 잘못 휘두른 죄가 한 경기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위기감이 커진다. 다이렉트 퇴장은 최소 2경기 출장 정지를 각오해야 한다. 두 선수의 팔꿈치 가격이 의도적인 행동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추가 징계도 나올 수 있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돌발 상황이었어도 용서받지 못할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두 구단이 남은 11경기에서 강원의 선두 질주를 잡아내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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