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에 쓰러졌는데 땡볕에 방치…"사진 찍을 시간에 신고만 했어도"
지난주 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을 설치하던 20대 청년이 열사병으로 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유족은 아들이 쓰러지고 이렇게 땡볕 아래 방치됐고 약 50분 뒤에야 119 신고가 이뤄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 화단에 쓰러져 있는 남성, 그늘이 아닌 땡볕 아래입니다.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던 27살 양모 씨입니다.
이날 이 지역 최고 기온은 35도였습니다.
오후 4시 40분쯤 처음 이상 증세를 호소했습니다.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밖에서 토한 뒤 급식실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 쓰러졌습니다.
[박영민/공인노무사 : 구토를 한 다음에 지그재그 방향으로 뒤틀리면서 학교 내에 있는 교단에 가서 쓰러지는 모습이 (CCTV에) 나와 있습니다.]
현장엔 동료 2명이 있었습니다.
쓰러진 모습을 촬영해 회사에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도, 동료들도 소방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30분 가까이 지난 오후 5시 9분, 회사 관계자는 양씨 어머니에게 연락했습니다.
"아들이 이상하니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결국 소방에 신고한 시각은 오후 5시 28분이었습니다.
쓰러진 지 50분 가까이 되도록 방치된 겁니다.
[소방 관계자 : 저희가 체온 측정했을 때 고온으로 체온 고온으로 측정 불가라고…]
병원으로 옮긴 양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오후 7시 34분, 쓰러진 지 3시간이 채 안 됐습니다.
[신우정/유가족 : 사진을 찍을 시간에 119에 신고만 했어도 불쌍한 우리 아들은 지금 제 앞에 웃고 있을 겁니다.]
유족은 고용 업체와 담당 팀장, 원청인 삼성전자를 경찰과 노동청에 고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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