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악몽’ HDC현산, 실적 개선에도 현금흐름 둔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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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으로부터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하청업체에 지급한 선급금과 재고자산은 대폭 늘어 실질적으로 손에 쥔 현금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HDC현대산업개발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한 것은 선급금과 재고자산이 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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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영업활동현금흐름 1954억원
전년 4분의 1수준…운전자본 부담 확대 영향
원청서 못받은 미청구공사도 1조원 이상
“경영 효율화 통해 현금흐름 개선 필요”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은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으로부터 받지 못한 미청구공사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하청업체에 지급한 선급금과 재고자산은 대폭 늘어 실질적으로 손에 쥔 현금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 전반에 미수금 위험이 대두되고 있는지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흐름 둔화는 최근의 실적 회복세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동기 4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은 1조792억원으로 같은 기간 9279억원 대비 16.3% 늘었다.
이처럼 HDC현대산업개발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둔화한 것은 선급금과 재고자산이 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량의 현금이 재고자산과 선급금에 묶이면서 유동성 둔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효율적으로 현금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금흐름표상 HDC현대산업개발의 선급금은 올해 2분기 1146억원 순증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이 249억원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증가 규모가 4배 이상 커진 것이다. 선급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건설사가 하도급업체나 자재 공급업체에 미리 지급한 금액이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재고자산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 규모는 1조8140억원으로 전년 말 1조5004억원 대비 20.9% 증가했다.
건설사의 재고자산은 개발이나 사업부지 확보를 위해 사두는 용지와 원자재, 가설재, 미분양·미완성 주택 등을 모두 포함한다. 장기간 적체된 재고자산은 운전자본에 부담으로 작용해 현금흐름을 둔화시킨다.
여기에 미청구공사 규모까지 가파르게 늘어난 탓에 현금 유입이 더욱 줄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미청구공사 규모는 1조1394억원으로 전년 말 9823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재무제표상 미청구 공사 항목은 건설사가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뜻한다. 건설 공사는 장기간에 걸쳐 공사 진행률에 따라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회수하게 되는데 만약 공정률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수주금액을 초과한 실제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 미청구 공사로 반영된다.
미청구공사액이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돈인 만큼 건설사 입장에선 잠재적 손실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통상 미청구 공사는 공사기간 지연과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미청구공사액이 증가할수록 건설사의 수익성 둔화와 재무건전성 악화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한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재고자산과 선급금이 증가하면 운전자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재고 회전율을 높이고 선급금을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지난해 일시적으로 현금 유입이 증가한 것에 따른 기저효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전년 동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7531억원은 사업비 대여금 회수로 인한 일시적인 상승으로 올해는 예년 보다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선급금 및 재고자산 증가는 정상적 사업진행을 위한 용지 매입에 의해 발생한 부분으로 장기 적체가 아닌 조기 사업화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청구공사는 대형사업지의 공정진행과 수금 일정의 차이로 인한 미수로 소폭 증가했으나 올해 준공 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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