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고물가에 ‘짠내 바캉스’ 가는 파리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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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사람들, 일년 중 휴가철만 기다릴 정도로 휴가에 진심인데요.
최근 고물가가 이어지며, 이런 바캉스 문화가 변하고 있습니다.
파리지앵들의 저렴한 휴가, 어떤 모습일까요.
세계를 가다, 파리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기자]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남쪽으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장브리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 휴가철을 맞아 인파로 붐빕니다.
그런데 휴게소 식당은 비교적 한산한 반면 바로 옆 편의점에는 사람들이 몰려 긴 줄이 생길 정도입니다.
식당에서 파는 약 2만 원의 한 끼 식사가 부담스러워 만 원 대 편의점 간편 메뉴로 끼니를 해결하려는 겁니다.
삼각 김밥부터 태국식 샐러드까지 여행객들은 가격을 꼼꼼하게 따져 메뉴를 고릅니다.
[그레고리 / 프랑스인]
"물건을 살 때 ㎏당 가격을 제대로 따져보고 있어요. 판매가를 kg단위로 환산하면 더 싼 물건이 뭔지 알 수 있거든요."
휴게소 편의점에서 점심 세트 메뉴를 사봤는데요.
치킨 샐러드와 음료는 물론이고 커피까지 1만4000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바캉스'란 단어가 유래된 프랑스는 1년간 번 돈으로 화려한 바캉스를 즐길 정도로 휴가와 휴양 문화가 발달한 나라로 통합니다.
하지만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아끼고 줄이는 휴가 문화가 피리지앵들 사이에서 생겨나고 있습니다.
편의점 음식도 비싸다며 아예 도시락을 싸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파리 시내의 한 기차역은 서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부터조각상 난간에 걸터앉아 먹는 여행객까지. 역 자체가 커다란 간이 식당이 됐습니다.
[줄리 블록 / 프랑스인]
"집에서 도시락을 싸갖고 나가는 것이 휴게소 음식을 사먹는 것보다 더 싸요."
최근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인들은 올해 여름 휴가 예산을 지난해보다 14%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또 휴가를 가겠다는 사람도 절반에 그쳤습니다.
이렇다보니 센 강 인공해변에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면서도 휴가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입장료가 없는 공원이나 박물관에도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넘쳐납니다.
[브리지트 모롤 / 프랑스인]
"무료 박물관들을 가려고 해요. (입장료가 없는 인공해변) 파리플라쥬나 공원에서 놀고요."
고물가 시대가 파리지앵들의 휴가 문화도 바꾸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수연(VJ)
영상편집: 방성재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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