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있는데도 ‘발파 작업’ 강행…“중대재해 부실 수사”
[KBS 창원] [앵커]
이달 초 사천의 한 채석장에서 차량 전복 사고로 2명이 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단순 교통사고로 알려졌던 이 사고는 유족 측의 조사 결과 발파 작업과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차량 한 대가 먼지를 내며 채석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CCTV 화면에서 차량이 사라진 지 30여 초 뒤, 채석장에선 큰 폭발이 이뤄집니다.
돌 파편이 튀어 나가고, 연기가 채석장 전체를 뒤덮습니다.
화면에서 사라졌던 차량은 잠시 뒤, 도로 3m 아래로 추락해 뒤집어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사고로 회사 관계자 2명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당초 단순 교통사고로 판단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지난 2일 : "(도로가) 평평하지 않다 보니까. 울퉁불퉁한 데서 아마 차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갔는지…."]
하지만 유족들이 숨진 가족의 휴대전화를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현장에서 발파 작업이 이뤄진 사실이 새로 드러났습니다.
발파로 인한 중대재해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경찰도, 고용노동부도 유족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사망자 가족/음성변조 : "'차 사고다'라고 회사에서 주장을 하니까 그게 경찰에도 넘어가고. (경찰에 발파 사고인지) 한번 확인해 달라 이렇게 진짜 애원을 했었습니다."]
사고 차량은 사고의 실마리를 풀 핵심 증거이지만, 경찰은 차량에 대한 보존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차량에 묻은 화약성분과 사고 기록장치는 발파의 영향을 가릴 중요한 증거지만, 별도의 감식 절차 없이 경기도에서 폐차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부실 수사 의혹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사망자 가족/음성변조 : "안성에 있는 폐차장에 아침에 출발해서 지금쯤 막 도착했을 거다 이렇게 말씀을 전해주셔서. (저희가) 폐차를 좀 연기시켜 달라고 부탁드리고…."]
발파 작업 때 안전 조치가 지켜지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지침에는 위험 반경 내 근로자의 대피상태를 확인한 뒤 발파하게 돼 있는데, 100여m 안에 사고 차량은 물론, 다른 작업자도 있습니다.
또, 관련 법상 필수인 발파 전 작업계획서도 없었습니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그렇지요. 없지요. (작업) 계획서는 없고 발파 일지는 있습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뒤늦게 발파 사고 가능성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조사에 나섰지만, 초기 수사가 부실했단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이하우/그래픽:조지영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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