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대전서 펼쳐지는 전통예술, 공연·전시 '한보따리'
대전문화재단, 10월 20일까지 '대목장, 삶을 짓다' 조명
전통적 가치와 예술성을 지닌 우리나라 무형문화재가 시민들의 관심에서 점차로 멀어지고 있다. 전통예술은 현대인들의 커다란 예술적 자산인 동시에 새로운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돕는 동력이다. 전통예술을 보존하고 이를 대중에게 소개하는 작업이 대전지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무더위가 가시지 않는 8월의 중하순, 대전시립연정국악원과 대전전통나래관을 찾아 전통예술을 관람하며 땀을 식혀 볼까.
◇전통과 현대의 만남; 특별한 여름 '아우름'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우리나라 유일 전통예술 기반 여름 공연 'K-예술축제 아우름'을 이달 21일부터 31일까지 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과 작은마당에서 개최한다. 공연명 아우름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우리의 공연을 즐기는 특별한 여름'의 준말이다. 사물놀이와 무용, 판소리, 인형극, 아동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5개 작품을 10회에 걸쳐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은 '우리의 시간'이란 주제 아래 대전국악방송 개국 7주년 기념 공개음악회 형식으로 21일 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꾸려진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특색 있는 무대다. 바리톤 양준모와 키즈팝 가수 고해나가 특별출연하며 국내 최초 국악 아카펠라 그룹 '토리스'의 화음과 함께 독창적 양금 연주가 펼쳐진다. 국내 유일한 유소년 전통예술단 '화동정재예술단'의 아름다운 한국무용과 국내대표 전통타악단 '한울림예술단'의 섬세한 사물놀이도 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 작품인 가족인형극 '괴물도감'은 22-23일 이틀 동안 국악원 작은마당에서 마련된다. 남사당놀이 덜미(인형극) 창·제작 단체인 '연희공방 음마깽깽'이 장난기 많고 겁 없는 소년 '오늘이'의 일화를 연기한다. 오늘이가 호환마마를 앓게 하는 무서운 명신 손님네에게 짓궂은 장난을 쳐서 이승과 저승 그 중간에 있는 괴물 세계로 떨어져 여러 괴물을 만나 죽을 고비를 힘겹게 넘기는 과정을 담는다. 남사당놀이 덜미에 국악을 접목해 현대적 풍자와 해학으로 독창적인 무대를 올린다.
세 번째 작품은 북한 황해지역의 옛 음악을 원천으로 다양한 창작을 시도하는 국악단 '악단광칠'의 콘서트 '매우 춰라!'다. 전통 보컬과 국악기를 사용해 전통과 현대를 과감히 넘나드는 음악적 일탈로 무대를 압도한다. 24일 국악원 큰마당을 찾으면 강렬하고 유쾌한 리듬에 맞춰 함께 춤을 추면서 일상의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네 번째 작품 아동극 '아하! 강아지똥'은 지난 2009년 영국 에딘버러페스티벌에 참가한 우리나라 대표 아동극이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지나가던 참새도, 봄나들이 나온 병아리와 엄마 닭도 좀처럼 다정하게 대해주지 않는 강아지똥은 느닷없이 나타난 민들레를 만나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경험한다. '극단모시는사람들'이 28-29일 국악원 작은마당에서 막을 올린다.
30-31일 국악원 큰마당에서 열리는 마지막 공연은 '판소리아지트 놀애박스'가 판소리 1인극과 창극, 뮤지컬, 드라마를 넘나들며 한국적인 음악극을 선보인다. 판소리가 지닌 고유의 연극성과 연기술 등이 동시대 극에서 어떻게 발현돼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무대다. 제주 무속신화를 소재로 생명과 사랑, 연대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전무형유산; 대목장 삶을 짓다
대전문화재단은 10월 20일까지 대전전통나래관에서 기획전시 '대목장, 삶을 짓다'를 개최한다. 대목장은 나무를 이용해 궁궐이나 사찰, 저택 등의 건축을 담당한다. 집 짓는 일의 전과정, 즉 재목을 마름질하고 다듬는 기술설계는 물론 공사의 감리까지 책임지는 목수다. 이번 전시에선 대전무형유산 보유자인 홍경선 대목장의 건축물 보수 사례와 도면 등을 소개한다. 홍경선은 스무살이던 1980년 아버지 홍사구와 함께 덕수궁과 창경궁 보수공사를 하며 대목 일을 접했다. 나무 보는 법은 물론 망치질, 톱질, 대패질, 자귀질 등 치목에 대해 익혔다. 이후 조선후기 유학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쳤던 대전 남간정사(1683년 완공)와 부산 목조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부산 운수사 대웅전(1655년 완공)을 보수공사했다. 전시장에선 홍경선의 작업 도구들과 작업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다. 기둥머리에서 밑동까지 지름이 똑같은 기둥을 '원통형기둥'이라 하고, 아래쪽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서서히 두께가 좁아지는 기둥을 '민흘림기둥'이라 알려주는 식으로 내용이 상세하다. 대전시민 누구나 전통 건축의 이해를 넓힐 수 있다.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홍경선 대목장은 전통 건축 현장에서 45년 이상 땀을 흘린 분"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홍경선 대목장의 작업 활동과 전통 건축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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