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태세·역량 갖출 것"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및 제36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며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하여,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복절 경축사에 이어 정부 비판 세력을 다시 겨냥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무모하고 비이성적인 북한의 도발과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비참한 삶은 외면한 채,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쟁의 양상도 과거와는 달라졌다"며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은 물론,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군과 민간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만큼,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국가 총력전 태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권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반국가 세력들'은 해방 후 친일파가, 독재 정권의 하수인들이 즐겨쓰던 표현"이라며 "국무회의를 극우 지지층 결집용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는 윤 대통령의 위험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반국가세력이 '3년은 너무 길다'는 데에 동의해 윤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바라는 우리 국민 모두는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은 한·미 연합군사 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실시하는 시기에 맞춰 가짜뉴스, 사이버 교란전 등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광복절 경축사 발언의 연장선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에도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며 야권과 비판세력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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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