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기 역주행하는 주담대…대출정책 혼선에 서민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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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케이비스타 아파트담보대출 등)와 전세대출(케이비주택전세자금대출 등) 가산금리를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인상한다.
지방은행은 상반기 중 대출이 많이 집행되지 않은 터라 당국의 창구지도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금리 수준도 시중은행보다 낮은 편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정책 방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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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감면 금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정책자금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데 따라 금융당국의 ‘창구 지도’에 은행들이 따르는 모양새다. 저금리로 돈을 빌리려던 예비 차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출 정책 실기에 대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은행권 설명을 종합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주담대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케이비스타 아파트담보대출 등)와 전세대출(케이비주택전세자금대출 등) 가산금리를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인상한다. 신한은행은 21일부터 은행채 3년물을 기준금리로 삼는 대출상품 금리를 0.05%포인트, 1년물 상품 금리를 0.1%포인트 올린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의 감면금리를 0.6%포인트 축소하는 등 22일부터 금리를 상향 조정한다. 우리은행도 20일부터 주담대(5년 변동) 금리 0.3%포인트 인상한다.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코픽스(자금조달지수) 등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가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하락하면서 대출 증가 압력은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총대출 금리를 끌어올리도록 당국이 유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권의 금리 인상 발표는 공교롭게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주요 은행장 간 간담회를 하루 앞두고 이뤄지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불길은 잡히지 않고 있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16일 기준 563조8979억원이다. 지난달 말에 견줘 4조1478억원 불어났다. 이달 말까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던 전달의 증가 폭(7조5975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저금리 정책자금 등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예비 차주들이 지방은행을 찾는 모습도 감지된다. 대출 시장에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한 예로 부산은행이 이달 초 1조원 한도로 내놓은 2%대 금리 주담대 상품은 보름 만에 완판됐다. 지방은행은 상반기 중 대출이 많이 집행되지 않은 터라 당국의 창구지도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금리 수준도 시중은행보다 낮은 편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당국의 정책 방향 등을 고려해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가계대출 억제 정책의 하나인 스트레스 디에스알 2단계가 시행되더라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 제도는 주로 변동금리형 대출 상품의 대출한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에서 주로 취급하는 혼합형과 주기형 대출은 상대적으로 대출 한도 축소 폭이 작다. 임형준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은행들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철저히 심사해 여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스트레스 디에스알 2단계가 시행되면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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