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vs 부스트업… 결론은 가치株
'KRX은행지수' 연초 이후 1위
네이버 등 성장주는 지지부진
정부가 올 초부터 추진해 온 밸류업 프로그램에 이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최근 언급한 '부스트업(Boost up)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두 정책 중 어떤 프로그램이 힘을 얻더라도 저평가 우량주, 즉 가치주가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통상 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술주와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배경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하반기 들어 현재까지 9.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41%)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연초 이후 수익률 1위 역시 KRX 은행 지수(30.97%)가 차지했다.
주요 구성 종목인 KB금융지주의 경우 올 들어서만 주가가 62% 넘게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46.96%), 신한지주(45.36%), 우리금융지주(24.92%)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54.76%)를 비롯해 한화손해보험(45.32%), 삼성화재(33.27%), 삼성생명(37.24%) 등 보험주와 키움증권(38.04%), NH투자증권(34.05%),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24.16%), 삼성증권(19.69%) 등 주요 증권주 역시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 외에도 올해 통신·자동차 등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대체로 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가 0.72% 상승하며 강보합에 머무른 동안 현대차(27.18%)와 기아(5.74%), SK텔레콤(10.31%), KT(7.44%)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국내증시의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네이버(NAVER)와 카카오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마이너스 (-) 31.16%, -36.70%에 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진 최근 한 달로 범위를 좁혀 봐도 주가는 각각 -9.06%, -11.37% 내린 상황이다.
이처럼 금리 하락 국면이 다가오는 가운데서도 가치주의 수익률이 선방하고 있는 이유는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하락=성장주 상승'이라는 공식이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코리아 밸류업 지수 확정 및 발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선물 상품 상장도 올 하반기 중 예정돼 있다.
여기에 최근 야당은 독립이사 선임 의무화,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인 만큼 추진 동력이 강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프로젝트는 상장회사 지배구조 특례법을 제정해 소액주주 권리를 강화하겠다는 점에서 감세 등 유인책을 내세우고 있는 여당의 정책과는 차이가 있지만, 두 정책의 공통점은 결국 일반주주의 주주권을 보호하고 저평가된 기업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정상화 한다는 것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국고채 금리가 큰 폭 하락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주 상대강도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면서 "(여야의 정책별로) 방법론도 다르고 강조하는 방향도 다르지만 밸류업에 대한 제도적 방향성은 더 강화되고 있으며 시장도 이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융당국도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취임 후 첫 공식활동으로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기업 밸류업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시장 참여자의 자발적·적극적인 참여"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8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상장사 CEO, 혹은 대주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밸류업 자율공시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이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가 전거래일 대비 22.87포인트(0.85%) 내린 2674.36으로 하락 마감한 가운데서도 주요 금융주들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KB금융(3.57%), 신한지주(3.06%), 삼성생명(5.41%), 하나금융지주(3.11%), 메리츠금융지주(2.48%), 삼성화재(1.61%)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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