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까지' 못 박은 민주당…지연전 펴는 한동훈

유범열 2024. 8. 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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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기' 첫날 '제3자 추천 특검법' 최후통첩
한 대표 "특검법 필요…'제보공작' 포함 논의 중"
특검법 발의 즉시 '尹 정부 조기 레임덕' 본격화
공수처 수사 종료후 여론 살핀 뒤 결정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내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6일까지 한동훈표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관건은 당 내 의원들의 비토 여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2기' 첫날 민주당은 '제3자 추천 특검법'으로 대여 공세 포문을 열었다. 그간 제3자 추천안에 대해 반대 입장이었던 이재명 대표가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전격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민주당은 이에 대해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여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6일까지는 한동훈표 특검안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말은 무성한데 발의는 하지 않고, 말할 때마다 내용이 계속 바뀌고 있다. 조건 달지 말고, 토 달지 말고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민주당의 공세에 한 대표는 여전히 '당내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추천 특검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새로 드러난 야권 인사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당 내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진위를 잘 모르겠다고도 지적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한 손으론 그렇고(특검법 재제안), 한 손으론 제가 낸 대법원장 특검법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뜬금없이 열흘이라는 시한까지 줬는데, 본인들 (그간) 입장과도 맞지 않은 면이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특검법 발의 시점은 민주당에게 끌려다닐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원외인) 한 대표가 개인이 발의해 서명을 받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며 "지도부나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 대표가 시기에 맞게 낼 건데, 오히려 민주당이 이 상황을 못 견디고 있는 꼴"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내라고 해서 내고, 내지 말라고 해서 안 내주고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한 대표 본인이 낸 공약이라 안 낼 이유가 없다. 본인 정치적 시계에 맞게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의 건에 대한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하지만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진 시점에 맞춰, 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서 '조건 아닌 조건'이 더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다양한 말이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16일 박 원내대표가 관훈토론회에서 최초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혔을 당시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당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 최고위원도 이날 "민주당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수용할 진정성이 있다면 이미 제출된 위헌적 특검안을 철회하고 더 이상의 특검법 발의와 탄핵청문회를 중단하겠다는 선언부터 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한 대표가 전대 기간 제3자 추천 특검법 관철을 강력하게 주장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기류라는 평가다.

이에 원내지도부·친윤(친윤석열)계를 비롯한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은 어떤 경우에도 안 된다'며 반발 중인 것을 지도부가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도 이를 두고 이날 "자꾸 조건을 갖다 붙이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결국 (특검을) 하지 말자는 얘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자기들(국민의힘) 안을 내고 (우리와) 협상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결국 시간끌기를 하면서, 민주당의 '제3자 추천 특검' 제안에 대해 '우리 판을 흔들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을 수 없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만약 한 대표가 이를 받으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상징이 될 것이고, 동시에 윤석열 정부 레임덕 가속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머지 않으면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특검을 추진한다고 해도 그때 여론을 보고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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