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년 만에 처음, 마이애미가 만들어낸 ‘8-9-4-2’ 더블 플레이

AP연합뉴스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은 덕분에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나왔다. 주인공은 마이애미 말린스 야수들이었다.

19일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뉴욕 메츠의 경기에서 1회말 메츠의 공격 때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나왔다.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메츠의 피트 알론소가 마이애미 선발 발렌테 베요조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 깊숙한 곳으로 날아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누가 봐도 장타가 예상됐던 타구였다.

하지만 이 타구를 마이애미 중견수 데릭 힐이 전력질주로 쫓아가 점프하며 잡아냈다. 힐은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펜스에 부딪혀 넘어졌음에도 공을 놓치지 않았지만, 이 때 2루에 있던 마크 비엔토스가 3루로 태그업했다.

1회말 비엔토스를 잡아내는 닉 포르테스.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비엔토스는 힐이 펜스에 부딪혀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 3루를 지나 곧바로 홈으로 달려들었다. 그런데 힐이 그라운드에 쓰러진 상황에서 우익수 헤수스 산체스에게 공을 건넸고, 산체스가 재빨리 중계 플레이에 들어갔던 2루수 오토 로페스에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로페스가 공을 잡아 포수 닉 포르테스에게 송구했고, 포르테스가 정확히 공을 잡아 홈을 파고들던 비엔토스를 잡아내며 이닝이 종료됐다.

공식기록은 중견수(8)-우익수(9)-2루수(4)-포수(2)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 좀처럼 보기드문 희귀한 장면이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현대 야구의 시작인 1900년 이후 8-9-4-2 더블 플레이가 나온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마이애미는 야수들의 호수비를 발판 삼아 끝내 3-2로 이겼다. 5회말과 6회말 연속 실점해 1-2로 끌려갔지만, 7회초 1사 1·3루에서 상대 투수의 폭투로 동점을 만들었고, 8회초 2사 1·2루에서 힐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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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