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발전국가` 모델로 바라본 이승만·박정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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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광복부터 1972년 유신체제가 성립할 때까지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30여년 간의 현대사를 '발전국가 모델'로 살펴본 책이다.
발전국가 모델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바라보면 이승만 정부는 발전국가의 씨앗을 심고, 박정희 정부는 그것을 완성시켰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는 파국의 시대가 아니라 세계에 유례없이 발전한 대한민국의 맹아가 생겨나고, 완성된 시대라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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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 지음 / 기파랑 펴냄
1945년 광복부터 1972년 유신체제가 성립할 때까지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30여년 간의 현대사를 '발전국가 모델'로 살펴본 책이다. 현대 한국정치사 전문가인 고(故) 김일영 교수는 균형잡힌 시각에서 사실과 이론을 접목시켜 대한민국 정치사를 분석하고 재해석했다. 1980년대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던 수정주의적 사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책이다. 수정주의는 이를테면 국가정통성 논쟁에서 북한의 정통성을 우위에 두거나 한국전쟁 , 5.16, 5.18 등의 사건을 다루면서 미국 책임론을 강조하는 일련의 역사해석이다.
저자는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를 국가건설과 산업화에 매진한 '발전국가의 성립과정', 즉 건국과 부국의 시기로 규정한다. 좌파들의 '민주사관'과 비교해 '발전사관'이라 할 수 있다. 발전사관은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경제성장을 해석하기 위해 고안된 모델로 정부가 주력 산업을 선정, 자원을 집중 투입함으로써 성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틀은 유지하지만 국가의 경제기획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유럽식 근대화 모델이나 소련식 계획경제 모델과 구분된다. 발전국가 모델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바라보면 이승만 정부는 발전국가의 씨앗을 심고, 박정희 정부는 그것을 완성시켰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승만과 박정희 시대는 파국의 시대가 아니라 세계에 유례없이 발전한 대한민국의 맹아가 생겨나고, 완성된 시대라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또한 민주주의가 경제발전을 이끄는 영국식 모델은 보편적인 모델이 아니며, 오히려 경제발전이 민주주의를 낳는 것이 보편적인 흐름이라고 책은 주장한다. 저자는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이 6.25 전쟁 이전에 완료돼 남한이 공산화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학설도 편다.
2004년에 첫 출간된 이 책은 저자 별세 이후 수정 보완돼 2010년 재출간, 절판됐으나 2023년 다시 복간됐다. 대한민국 건국사를 부정적으로 쓴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우리 현대사의 전부로 아는 독자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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