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스팸 문자가"…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소비자 불안 가중

잇따르는 기업들 해킹 피해 및 개인정보 해외 유출…소비자 불신↑
지역서도 성심당·유성선병원 해킹피해…"온라인 시장 급성장 폐해" 지적

카카오페이 갈무리. 

"'개인정보 동의'는 내 정보를 지켜준다는 것에 동의한 거지, 유출에 동의한 게 아닙니다. 개인정보가 유출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해외 쇼핑몰 이용도 하지 않았는데, 믿었던 사이트에서의 개인정보 유출로 배신감이 큽니다."

대전의 한 직장인 김 모(31) 씨는 최근 이용하는 사이트가 해킹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알았다.

김 씨는 "어쩐지 요즘 스팸 문자가 하루에 수십 통씩 오더라"라며 "최근 카카오페이 사건 등 핀테크 서비스도 신뢰할 수 없어, 등록된 계좌 모두 연동을 끊었다"며 분을 터뜨렸다.

온라인상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카카오페이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지역에서도 최근 기업, 병원 등의 홈페이지가 해킹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 대전선병원과 유성선병원을 운영하는 선메디컬센터이 해킹 공격을 받아 이용자 총 19만 5874명의 이름, 생년월일, 이메일, 비밀번호 등의 정보가 유출됐다. 대전 성심당의 온라인 쇼핑몰도 지난 5월 해킹 피해를 봤다. 정확한 유출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솔루션 기업 한온시스템도 최근 랜섬웨어 해킹공격으로 내부 자료가 유출됐다.

지역 업계 관계자는 "해커가 타깃을 정해 랜섬웨어 공격을 가하니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라며 "비용을 들여 보안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진 티메프 이용자들 사이에선 파산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웹사이트를 탈퇴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이용자 정보를 중국 기업에 직접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키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2018년 4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4045만 명(542억 건)의 개인신용정보를 알리페이에 고객 동의 없이 넘겼다. 카카오페이는 암호화 방식을 적용해 정보를 제공했고, 업무 위수탁 관계로 신용정보의 처리위탁에 해당한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 같은 사태의 배경엔 온라인 서비스 급성장에 비해 보안 인식과 체계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개인정보 관리 철저와 보안 조치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대전 시민 최 모(33) 씨는 "기업들의 개인정보 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해킹 피해도 모자라 기업이 직접 정보를 제공했다니 어이가 없다. 심지어 신용카드와 은행 계좌 정보를 취급하는 기업 아닌가. 앞으론 보안이 확실한 서비스만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