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부터 골인까지’...28명 탈진 하남 마라톤 부실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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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탈진 사고가 일어난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미사리조정경기장)의 야간 마라톤 대회 '2024 썸머나이트런'은 준비단계부터 안전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번 대회를 주관한 전국마라톤협회는 참가 인원 6천명을 기준으로 한 '안전관리계획서'를 지난 7일 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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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탈진 사고가 일어난 경기도 하남시 미사경정공원(미사리조정경기장)의 야간 마라톤 대회 ‘2024 썸머나이트런’은 준비단계부터 안전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번 대회를 주관한 전국마라톤협회는 참가 인원 6천명을 기준으로 한 ‘안전관리계획서’를 지난 7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소방, 경찰 등이 참여하는 안전정책실무조정위원회 심의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1천명 이상이 모이는 축제나 행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지자체에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7일 열린 이 대회 참가자는 공식 기록으로만 집계해도 89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록 측정을 위해 마라톤협회가 참가자에게 지급한 기록칩의 숫자다. 참가자들의 가족과 친지 등이 함께 경기장에 나온 점을 고려하면 애초 계획 인원보다 3천명 이상이 대회장에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협회는 계획서 제출 당시부터 참가 인원을 1만명으로 늘리는 계획을 논의했고, 실제 7월 말부터 참가신청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관리계획은 6천명으로 짜고 아무런 추가대책 없이 참가비를 받는 인원은 대폭 늘린 것이다.
협회는 또 지난 13일 참가 인원이 증가했다는 통보 없이 1만1천명의 보험가입증명서만 하남시에 제출했다. 변경된 행사 계획은 최소 행사 7일 전 지자체에 보고해야 하는데도, 이를 시에 알리지도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는 “참가 인원 변경에 따른 계획서를 하남시에 다시 제출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하남시는 안전관리계획서 심의 결과 통보 이후, 참가 인원이나 안전관리요원 배치 현황 등 실제 요청 사항이 제대로 현장에 반영됐는지 등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회 당일 4~5시간 전 현장 점검을 나가 안전관리를 당부했을 뿐 별다른 지적과 조처는 하지 않은 것이다.
하남시의 늑장 대응 지적도 나온다. 최초 사고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7시42분이었으나, 1시간여가 지난 8시45분께 주최·주관 쪽에 행사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박병욱 하남시 안전환경국장은 “안전관리계획서가 미흡하고, 개선사항 등 조처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행사 중단 등을 강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권한이 없어서 사고 이후 대응도 늦어졌다는 것이다.
하남경찰서는 이번 탈진 사고와 관련해 대회 규모에 맞는 안전 관리가 이뤄졌는지 광범위하게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 애초 계획한 인원보다 참가 인원이 대폭 늘어난 점, 심의 통보한 안전관리계획과 현장 대책이 일치하는지 등을 조사해 형사 입건할 위법한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7일 밤 7시부터 열린 이 마라톤대회는 참가자 가운데 28명이 탈진해 쓰러졌고, 이 가운데 19명이 의식 저하 등으로 중상자로 분류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매일경제티브이(TV)가 주최하고 전국마라톤협회가 주관했다. 사고 당시 하남지역 기온은 30.1도, 습도는 69%, 체감 온도는 31.3도로 나타났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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