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땀 흘려 일군 벼 뒤엎은 농민들…쌀값 하락 대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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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kg 한 가마에 20만 원대에 거래되던 쌀값이 17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추수를 한 달 앞둔 광주·전남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으며 정부에 쌀값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19일 오전 '논 갈아엎기 투쟁'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수확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쌀값이 재작년 대폭락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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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광주·전남연맹, 전남 영광 500평 벼밭 갈아엎어
농민들, "쌀 소비 촉진 운동에 반짝 효과 미미해"
80kg 한 가마에 20만 원대에 거래되던 쌀값이 17만 원대로 떨어지면서 추수를 한 달 앞둔 광주·전남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으며 정부에 쌀값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9월 5일쯤에 수확하려던 건데…
이번 농사 잘됐는데 갈아엎으려니 마음이 안 좋죠. 안 오려다가 왔습니다"
19일 오전 전남 영광군 대마면의 한 조생종 벼 농경지. 약 500평을 가득 메운 노란 벼 사이를 트랙터 한 대가 지나가며 갈아엎기 시작했다. 수확을 한 달여 앞두고 거의 다 영근 벼가 쓰러지자 여기저기서 탄식을 내뱉었다.
지난 4개월간 농민 이영범(71)씨가 벼농사에 피땀 흘려 일궈온 논이 20분 만에 갈아엎어지는 모습을 보자 다들 슬픈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이씨는 다음 달 추수를 앞두고 있지만 곤두박질친 쌀값을 조금이나마 돌려놓기 위한 투쟁에 기꺼이 동참했다.
이씨는 "5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며 처음으로 밭을 갈아엎는다"며 "이런 결심을 하기까지 답답한 마음이 들어 이곳에 오지 않으려 했으나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곗값과 기름값, 비룟값, 인건비 모두 오르지만 쌀값만 오르지 않아 답답하다"며 "20만 원 선으로 돌아가야 손해가 나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전날인 18일은 '쌀의 날'이지만 이날 농민들에게는 폭락한 쌀값을 돌려놓기 위한 투쟁의 날이었다. 농민들은 쌀 소비량은 줄고 수입으로 인한 국내산 쌀 재고가 쌓여 쌀값이 끝도 없이 하락하자 논을 갈아엎으며 정부를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19일 오전 '논 갈아엎기 투쟁'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수확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쌀값이 재작년 대폭락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거부한 정부는 쌀값 20만 원은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은 작년 수확기인 10월부터 12월에만 지켜졌다"며 "정부는 나락 값 8만 원 보장과 직불제 공약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올해 쌀값 안정화 대책으로 총 5차례에 걸쳐 15만 톤의 쌀을 사들이고 전남도와 농협 등은 '쌀 소비 촉진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쌀값 폭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정학철 사무처장은 "주식인 쌀을 소비 촉진 운동을 한다고 해서 효과는 크지 않다"며 "과일 등은 반짝 소비에 그 효과가 나타나지만 쌀값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입쌀이 사용되는 부분을 국내산 쌀로 대체해야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오는 20일 전북 김제에서도 논밭 갈아엎기를 진행하며 이후에도 쌀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트랙터를 몰고 상경 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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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김수진 기자 sjs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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