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한국 농기계, 북미·유럽시장 침체에 실적 뚝

장유하 2024. 8. 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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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고금리 기조 맞물려
상반기 교체·구매심리 위축
업계 1위 대동, 영업익 25%↓
TYM도 영업익 63% 급감
잘 나가던 한국 농기계, 북미·유럽시장 침체에 실적 뚝
국내 농기계 기업들이 북미 시장 축소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북미 시장 호조세에 한때 매출 1조원 클럽 대열에 가입했지만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탈락 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동남아 등 신시장 개척으로 매출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9일 농기계 업계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 업계 양강인 대동과 TYM 등이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에 따른 농기계 시장 침체로 해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탓이다.

■K-농슬라, 영업익 두자릿수 급감

업계 1위 대동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749억원으로 전년 8358억원 대비 7.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76억원으로 전년 633억원 대비 24.8% 줄어들었다.

TYM도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TYM은 올해 상반기 전년 4798억원 대비 8.7% 감소한 43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625억원 대비 63.7% 급감했다.

실적 악화 배경엔 북미, 유럽 등 해외 농기계 시장의 침체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북미 농기계 시장과 유럽 농기계 시장은 각각 전년 대비 14%, 10% 축소됐다. 실제 세계 1위 농기계 업체 존디어의 1·4분기~3·4분기(2023년 11월~2024년 7월) 순매출도 전년 대비 15.0% 감소한 354억8300만달러(약 47조원)를 기록했다.

해외 농기계 시장이 축소되면 국내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기간 농기계 취미로 농장을 가꾸는 '하비파머'가 등장함에 따라 북미를 중심으로 중소형 농기계에 대한 해외 매출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매출도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 2020년 8958억원이었던 대동 매출은 그 이듬해 1조1792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TYM도 2020년 매출 7133억원에서 2021년 8415억원, 2022년 1조1661억원을 기록하며 대동과 함께 매출 1조 클럽에 합류했다.

■ 하비파머 성장 둔화에 수요 급감

하지만 업계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고전 중이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크게 축소돼 새 농기계에 대한 수요가 급감해서다. 실제 대동은 지난해 1조433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조 클럽 자리는 지켰지만, 매출은 2015년 이후 8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TYM도 2014년 이후 9년 만에 매출이 역성장하며 1조 클럽 유지에 실패했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대동의 올해 상반기 북미 매출액은 3928억원으로 전년 5050억원 대비 22.2% 감소했다. TYM 상반기 북미 매출액도 2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0% 줄어들었다. 특히 농번기가 상반기라는 점에서 업계 실적이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업계는 수출 다변화 등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통해 현 상황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대동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하반기 매출 및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 오는 10월엔 북미, 유럽시장에서 카이오티 커넥트 앱을 론칭하고, GX트랙터, HX트랙터, 스키드로더, 트랙로더 등을 필두로 기업간거래(B2B), 기업정부간거래(B2G) 시장에도 진출한다.

TYM은 오는 10월 필리핀 현지 최대 농기계 전시회 '필리핀 농업박람회'에 참석해 브랜드를 알리고, 동남아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더해 글로벌 매출을 다변화한다. TYM 관계자는 "북미 매출 회복과 글로벌 시장 다변화, 기술력 확보를 통한 첨단 디지털 농업 추진 등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과 함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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