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뿌리친 이스라엘 공습 다섯쌍둥이 한날한시 참변

가자 휴전협상 와중 29명 사망
블링컨 美국무, 이스라엘 찾아
이번주 이집트서 논의 재개

이스라엘이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가자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면서 열 살짜리 '다섯쌍둥이' 일가족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전날 밤부터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29명이 사망한 가운데 희생자에 '다섯쌍둥이' 일가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AP통신은 가자지구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 발표를 인용해 데이르알발라의 한 가정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열 살짜리 다섯쌍둥이와 18개월 막내를 둔 교사 출신 엄마 등 일가족 7명이 전원 숨졌다고 보도했다.

희생된 아이들의 할아버지인 무함마드 아와드 카타브는 이날 현장을 찾은 AP통신 기자에게 "아이 여섯 명이 조각 난 시신이 됐다. 시신을 한꺼번에 사체포 1개에 담았다"며 "이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냐, 아이들이 유대인들을 죽였냐. 이것이 이스라엘에 안보를 가져다주는 일이냐"고 비통해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데이르알발라에서만 또 다른 공습으로 최소 4명이 추가로 사망했고 북부 자발리야에서 4명, 중부에서도 누세이라트 난민촌 등지에서 10명이 숨졌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주 휴전 협상 재개를 앞두고 1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 등 이스라엘 주요 인사들에게 외교적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다. 미국 등 중재국이 제안한 중재안에 대해 이번주 안으로 이집트 카이로에서 후속 협상이 재개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미 18일 미국이 제시한 새 중재안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고, 네타냐후 총리가 더 많은 조건을 추가해 (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스라엘이 하마스 정치국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를 제거한 이후 보복 공격을 천명해온 이란이 중동 확전을 피하기 위한 가자전쟁 휴전 협상에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가자전쟁 휴전 협상 기간에 중재국인 이집트·카타르와 여러 차례 접촉해왔다며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이 15~16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