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인하기대에 '약달러'…원화값 23원 쑥
8월초 증시급락 후유증 탈피
엔화·위안화도 동반 강세
내달까지 1300원대초 전망
외국인 자금 유출 부담 덜어
22일 금통위 논의 결과 주목
그간 전 세계적으로 펼쳐진 미국 달러화 약세장에서도 유독 약세를 보여 왔던 원화값이 엔화 등과 더불어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5개월 만에 달러당 1330원대에 진입했다. 이달 초 '블랙 먼데이' 등 주식시장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로 인해 원화값은 쉽사리 강세를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고, 주식 시장도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내며 시장의 원화 매수 심리가 모처럼 살아났다는 평가다. 원화값이 달러당 1400원대에서 멀어지며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는 데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인 환율 불안도 한층 누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3.6원 오른 133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이 장중 133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3월 25일(1334.6원) 이후 처음이다. 원화값은 이날 직전 거래일보다 6.7원 오른 1350.9원으로 시작해 장중 한때 1329.8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원화값 상승폭이 과격했던 만큼 시장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지만 "드디어 원화값도 오를 때가 됐다"며 달러 약세가 뒤늦게 원화값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는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월 10일 105.05에서 이달 들어 102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지난달 달러당 1380원대까지 내림세를 보이던 원화값도 상승세를 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동분쟁 위험과 주식 급락 위험 등이 낮아지면서 원화값이 안도 랠리를 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원화는 외부 상황의 민감도가 큰 '위험통화'로 분류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1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가자 휴전 낙관론'이 나오자, 전쟁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원화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했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일 글로벌 증시 폭락 사태 이전 수준까지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됐다"고 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원화값 방향의 분수령은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미국이 다음달은 물론 11월까지 연속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이에 연동돼 원화 강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달 FOMC 이전까지는 원화값이 달러당 1300원대 초반에서 거래를 이어가다가 금리 인하를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추가 강세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열린다는 전망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9월 바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면 이는 11월, 12월 연속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져 원화값이 1250원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며 "9월을 넘겨 11월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11월 전까지 1320~1350원대를 유지하고, 원화값은 금리 인하 후 129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원화값 추가 강세가 막힐 여지도 열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달러 강세가 나타나며 원화값이 달러당 1380원대로 되돌림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화값이 급등하면서 22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에 따른 환율 차원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한은은 내수 부진의 골이 깊었지만 고물가와 가계부채 상승세,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원화값 하락 변동성을 우려해 금리 인하를 망설였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달러 강세가 주춤하며 원화값 상승폭이 커졌고,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6% 상승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이소연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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