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또 “반국가 세력 암약”, 나라 두쪽 내려는가

한겨레 2024. 8. 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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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과 같은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반국가 세력 곳곳 암약'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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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을지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 시작에 맞춰 주재한 을지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임을 고려하더라도, 비판 세력을 적대시하는 윤 대통령의 인식과 잦은 대결적 언사가 오히려 불필요한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국내 통합을 위협하는 건 아닌지 되묻고 싶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허위 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과 같은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반국가 세력 곳곳 암약’을 언급했다. 이어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하여 폭력과 여론몰이, 그리고 선전·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며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발언을 북한과 연계된 세력을 가리킨 것만으로 볼 수는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사이비 지식인들”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을 언급하며 “검은 선동 세력에 맞서 자유의 가치 체계를 지켜내려면 우리 국민들이 진실의 힘으로 무장하여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두 쪽 광복절’ 행사에서조차 국민들 마음의 상처를 보듬기보다는 비판 세력 공격에 힘을 준 윤 대통령은 나흘 만에 또다시 ‘내부의 반국가 세력’을 겨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행사에서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유엔 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며,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며 문재인 정권을 반국가 세력으로 몰았다. 같은 해 광복절 경축사에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활개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하반기 벌어진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이 이런 윤 대통령 발언들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윤 대통령의 편가르기, 적대시, 분열의 정치에 민심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회초리를 들었다고 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그 뒤에도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여전히 비판 세력에 대한 적개심을 기회 있을 때마다 드러낸다. 국민들은 민생의 어려움으로 지쳐 있다. 대결이 아닌 대화,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이끄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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