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다승 2위' 박영현, 어느새 9승 수확…오승환 이후 19년 만에 진기록 도전 [ST 스페셜]

김경현 기자 2024. 8.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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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kt wiz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시즌 9승을 챙겼다. 이제 1승을 더 추가하면 오승환 이후 19년간 맥이 끊긴 진기록을 노릴 수 있다.

박영현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이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2루, 이강철 감독이 박영현을 조기에 투입했다. 박영현은 4아웃 세이브에 도전했지만, 첫 타자 김재환에게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내주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강승호를 3루수 땅볼로 정리한 박영현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9회말 김민혁이 두산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며 박영현이 승리를 챙겼다.

이번 시즌 유독 승운이 따른다. 박영현은 벌써 시즌 9승을 올렸다. 엄상백(10승)에 이어 팀 내 다승 공동 2위(벤자민 9승)이고, 리그 전체로 따져도 다승 공동 8위에 해당한다. 9승 이상을 거둔 선수 중 구원투수는 박영현이 유일하다.

오승환 / 사진=DB


지금 추세를 이어간다면 오승환 이후 맥이 끊긴 10승 10세이브에 도전할 수 있다. 지금까지 한 시즌 10승과 1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경우는 28회 있었다. 1984년 윤석환(10승 37세이브)을 시작으로 2005년 오승환이 마지막 10승 1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오승환의 기록은 더욱 특별하다. 당시 오승환은 61경기에서 99이닝을 소화했고 10승 1패 11홀드 16세이브를 따냈다. KBO 리그에서 10승, 10세이브와 더불어 10홀드까지 기록한 선수는 오승환이 유일하다.

투수 분업화 시대가 도래하며 10-10클럽의 맥이 끊겼다. 과거에는 명확한 '보직'이란 개념이 정착되지 않아 투수가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경우가 다수였다. 00년대를 전후로 투수 분업화란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며 10-10클럽 달성자가 급감했다. 00년 이전까지 22명이 10승 10세이브를 기록한 반면, 00년 이후에는 단 6명만 두 자릿수 승리와 세이브를 올렸다. 그마저도 오승환 이후에는 명맥이 끊겼다.

현대 야구는 투수 분업화의 개념이 정착했고, 선수 보호에 대한 인식이 증대됐다. 00년대 이전과 같은 마구잡이식 등판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제 10-10은 승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는 기록이 됐고, 19년 만에 박영현이 이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강철 / 사진=DB


박영현의 승리는 이강철 감독 특유의 투수 운용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강철 감독은 이전부터 실낱같은 가능성이 남아있다면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마무리 투수를 투입하곤 했다. 동점 상황이나 심지어 1점 차 뒤진 상황에서도 마무리를 투입, 상대를 압박하곤 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멀티 이닝 등판도 주저하지 않는다. 동점 상황에서 박영현이 1~2이닝을 소화하면, 타선이 어떻게든 경기를 뒤집는다. 이것이 이번 시즌 박영현의 승리 공식이다.

다만 오락가락하는 박영현의 피칭 퀄리티도 영향을 미쳤다. 9승 중 2승은 블론 세이브 이후 팀이 경기를 뒤집어서 만들어졌다. 지난 18일 경기가 그랬고, 6월 20일 롯데전도 1이닝 2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박영현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0.48로 안정감을 찾았지만, 전반기는 4.83으로 크게 흔들렸다. 세이브 상황에서 점수를 내주고 쑥스러운 승리를 챙기는 경우가 늘었다.

마무리 투수의 9승은 이강철 감독의 기용 방식과 박영현의 피칭, 그리고 승운이 맞물려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18일까지 박영현은 50경기에 등판해 9승 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 중이다. 이제 10승 10세이브 고지까지 단 1승이 남았다. 박영현이 팀의 가을야구와 자신의 대기록을 모두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박영현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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