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야당 김태효 비판에 “친일 프레임 씌워 국민 분열 유감”
지난 16일 발언 두고 비판 이어지자 대응나서
대통령실이 19일 “친일 프레임을 씌워 이를 계속 정쟁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야당의 모습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야당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발언을 계속해서 비판하자 대통령실이 추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친일 프레임으로 대안없이 공격을 해대는 행태가 아닌, 윤석열 정부는 실제로 성과도 내고 일본을 뛰어넘는 극일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차장 발언의 내용 중에서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구만 가지고 공격할 것이 아니라 전체적 문구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당하게 과거사에 대해 (일본이) 잘못한 건 지적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라며 “하지만 어떤 것이 더 국민과 국익을 위해 좋은 것인지 미래를 내다보자, 함께보자는 뜻에서 말씀하신 취지”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지난 17일부터 김 차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왔다. 신임 민주당 지도부도 이날 김 차장 비판에 가세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에서 배려해야 할 것은 대일본제국의 천황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라며 “그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김 차장에 대한) 즉각적이고 엄중한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수십차례에 걸쳐 공식적 사과를 했고, 피로감이 많이 쌓여있다고 두둔했다”며 “윤석열 정권은 요설을 늘어놓고 역사적 기억까지 왜곡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는 ‘중일마’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친일을 넘어 숭일하는 윤석열 정권, 이 정도면 대한민국 국민임을 포기한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6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일본에 대해 할 말을 못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이 없는 사람을 억지로 다그쳐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게 과연 진정한가”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마음’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일본 입장을 우선시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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