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또 "우리 내부 반국가세력 암약"...야당 "돈키호테 같아"

조현호 기자 2024. 8. 1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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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유포, 북 회색지대 도발…전쟁 양상 하이브리드 형태"
"친일-군사독재 하수인 즐겨 쓴 표현"-"확신하면 당장 잡아들여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을지 및 36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에 이어 이번엔 '을지 연습'을 앞두고 “우리 사회 내부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들을 동원해 허위정보와 가짜뉴스 유포와 같은 회색지대 도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국가세력이라는 풍차를 향해 달려가는 돈키호테 같다”(조국혁신당) “친일파와 군부독재 하수인들이 즐겨쓰던 표현”(더불어민주당)이라며 강한 반발이 쏟아져 나왔다.

윤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정부출범 이후 세 번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이날부터 시작했다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전쟁 양상이 정규전 비정규전 사이버전은 물론 가짜 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군과 민간의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힘을 모으는 국가 총력전 태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연습이 북한의 회색지대 및 군사적 복합 도발, 국가 중요 시설 타격을 비롯한 다양한 위기 상황을 상정하여 대응하는 통합적 절차를 숙달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과 같은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한 대응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며 돌연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이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하여 폭력과 여론몰이 그리고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분열을 꾀할 것”이라며 “이러한 혼란과 분열을 차단하고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속출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일본 정부에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 촉구 문장 하나 없이, 온통 '반국가 세력', '반통일 세력', '검은 세력' 규탄 메시지로 일관하더니 오늘도 또 '반국가 세력' 타령”이라며 “반국가 세력이라는 '풍차'를 향해 돌격하는 '돈키호테' 같다”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의 존재를 확신하는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당장 잡아들이라. 석 달 뒤면 집권 반환점을 도는데 아직도 적발을 못 하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반국가 세력이, '3년은 너무 길다'는 데에 동의해 윤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바라는 우리 국민 모두는 아니냐며 “아니면 국정 운영에는 자신이 없으니 '이념전쟁'이라도 질펀하게 한판 벌이고 싶은거냐”고 되물었다.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우리 사회 내부에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이 암약하고 있다고 한 것을 두고 반국가세력을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이와 함께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기자회견장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친일에 이어 이제는 북풍인가? 해방 직후 친일파와 어찌 이리도 똑같으냐”며 “해방 후 친일파가, 독재 정권의 하수인들이 즐겨쓰던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전 국민의 항전 의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빨갱이 소탕 작전이라도 벌이겠다는 뜻이냐”며 “국무회의를 극우 지지층 결집용 정쟁의 장으로 활용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위험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친일 DNA를 드러냈다가 국민 분노에 직면하자 북풍몰이 하겠다는 것 아니냐. 그 속셈을 훤히 들여다 본다”며 “지금 대한민국에서 시급히 척결해야 할 대상은 '친일매국 세력'”이라고 말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망언에 대통령실의 해명도 “일본의 사과에 피로감이 많이 쌓여있다”고 한 점을 들어 노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계속 '친일매국 세력'과 함께 간다면 국민의 철퇴를 피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윤 대통령은 “자유 사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에 휘둘려서는 더더욱 안 된다”며 “가짜뉴스에 기반한 허위선동과 사이비논리는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국민을 현혹하여 자유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부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라며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세력, 반통일세력”이라고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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