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NFC 열어줘도 아이폰서 삼성페이 불가능한 이유는
삼성페이 탑재?…삼성에 실익 없어 가능성 희박
"갤럭시 충성고객이 아이폰 이탈하는 계기 될수도"
국내 다른 페이 업체들은 '환영' 분위기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애플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한 외부 간편결제 서비스를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삼성페이 사용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애플의 폐쇄적 정책이 변경되면서 삼성전자(005930)도 애플의 승인 하에 삼성페이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된 것이기 때문. 하지만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아이폰에 서비스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19일 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올 4분기 배포할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1 버전’부터 NFC 결제에 대한 외부 서비스의 접근을 허용하기로 정책을 변경하면서 아이폰에서 다양한 외부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을 결제 단말기에 갖다대기만 하면 결제할 수 있는 ‘탭앤고(tap-and-go)’ 기능을 애플페이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왔다.
애플이 자사 보안 및 개인 정보보호 기준을 준수하는 승인된 개발자라면 해당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아이폰에서 삼성페이 사용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아이폰 이용자들이 자사 웨어러블 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앱 다수를 앱스토어에 등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굳이 삼성페이 기능을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개방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서비스하는 목적이 수익을 내는 데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이유가 없어서다. 삼성전자는 2015년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카드사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간편결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폰의 충성 사용자를 늘릴 목적으로 삼성페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아이폰에서 삼성페이를 제공할 경우 오히려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이탈하는 사용자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을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다는 점도 아이폰의 삼성페이 지원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게 하는 이유다. MST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코일선을 통해 자기장을 생성, 결제 단말기에 실제 플라스틱 카드를 긁은 것처럼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이다. 삼성페이는 NFC는 물론 MST 방식도 지원해 신용카드 결제가 되는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를 아이폰에서 사용하게 된다고 해도 아이폰이 하드웨어적으로 MST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페이가 다른 간편결제와 비교해 차별화되는 요인이 없을 것”이라며 아이폰용 삼성페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다.
삼성페이의 탑재 가능성은 작지만 다른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은 애플의 아이폰 NFC 결제 개방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에선 QR 코드 방식의 간편 결제만 가능한데, 향후 NFC 결제가 가능해지면 아이폰에서 간편결제 사용자 경험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 애플이 결제뿐 아니라 자동차 키, 기업 출입증, 학생증, 홈키, 상점 포인트 카드, 이벤트 티켓 등에도 NFC를 활용할 수 있게 열어준 만큼 페이 앱에서 다양한 기능 추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번 애플의 정책 변화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각국의 규제 당국이 이를 개방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애플이 아이폰 탭앤고 기술에 경쟁업체들의 접근을 허용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애플의 폐쇄정책은 앞으로 더 힘을 잃게 될 것이란 관측도 높다. 최근 애플은 유럽에서 애플이 통제하지 않는 앱스토어와 링크를 통한 앱 다운로드도 허용한 바 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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