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KBS ‘기미가요’·JTBC ‘슈가 음주 오보’ 신속심의 착수

3인 체제 방심위 전원일치로 결정

지난 15일 한국방송(KBS) 1티브이(TV)에서 방영된 ‘KBS 중계석’의 오페라 ‘나비부인’ 방송 장면. 한국방송 방송 화면 갈무리

광복절에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공연 실황을 내보내 뭇매를 맞은 한국방송(KBS)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신속심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19일 방심위 전체회의 말미에 “광복절 이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방송 관련 민원이 몇 건 있었다”며 지난 15일 한국방송 1티브이(TV) ‘KBS 중계석’ 방송분과 지난 7일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 보도를 거론했다. 류 위원장은 각각 27건, 40건의 민원이 접수된 사실을 확인하며 “저희 심의위원 3명 전원은 이 안건에 대해 신속심의 의안으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은 광복절 자정께 지난 6월 공연한 오페라 ‘나비부인’ 실황을 중계했는데,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 선율이 연주되고 기모노 차림 출연진이 등장해 광복절 방송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박민 사장까지 나서 사과했으나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슷한 심의 사례로는 2014년 기미가요를 내보냈다가 법정제재 ‘경고’를 받은 제이티비시 ‘비정상회담’이 있다.

제이티비시는 지난 7일 ‘뉴스룸’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인 슈가(민윤기)의 음주운전 사건을 보도하면서 송출한 시시티브이(CCTV) 영상 속 인물이 다른 사람으로 밝혀지면서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로부터 “허위 보도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뉴스룸’은 지난 14일 유튜브 등에서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거나 삭제한 데 이어, 오보 공지와 사과 방송도 했다.

방심위 신속심의는 기존 관례대로 접수된 순서에 맞게 민원을 심의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안건을 앞당겨 심의하는 제도다. 방심위는 제적위원 3분의 1 이상 찬성, 혹은 위원장 단독으로 안건을 제안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방심위 기본규칙’ 7조를 신속심의의 절차적 근거로 삼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