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달랐던 ‘음악일주’, 조금은 어두워진 ‘다크 버전 태계일주’[스경연예연구소]
같았지만, 달랐다. 기안84의 네 번째 여정은 익숙하지만 낯설었다. 기안84를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수상자로 이끌었던 그의 ‘일주’. 이번에는 음악이 소재다.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가 지난 18일 닻을 올렸다.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이하 음악일주)는 지난 2022년 12월 첫 방송 돼 세 번의 시즌을 거듭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의 스핀오프 편이다. ‘무계획’과 ‘현지밀착’이라는 형식은 같지만, 음악을 중점 소재로 갖고 음악인들과 교류하며 한 곡 한 곡 곡을 내는 줄거리는 차별화를 꾀했다.
원래 ‘태계일주’는 OTT 플랫폼에 실어보려던 ‘나 혼자 산다’ 출신 김지우PD의 연출 데뷔작이었다. 그가 감명을 받았던 ‘기안적 사고’ ‘기안적 행동’과 좌충우돌의 세계여행이 주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했다. 첫 편의 성공 이후 그는 지난해 2편과 3편의 동시 편성을 거머쥐었고, 역시 성공리에 여행을 마쳤다. 기안84의 대상, 빠니보틀의 지상파 안착, 덱스의 대세 등극 등 수확도 뿌듯했다.
정해진 하나의 챕터를 끝낸 제작진과 기안84는 이번에는 음악을 화두로 잡았다. 음악은 초등학생 기안84가 본명 ‘김희민’이던 시절부터 꿈꿨던 일이며, 김지우PD 역시 흠뻑 젖어있는 소재 중 하나였다.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박재한)이 합류하는 모습은 똑같지만, 이번에는 영화 ‘레토’로 소련의 전설적인 아티스트 빅토르 최를 연기해낸 배우 유태오가 합류해 결을 달리했다.
18일 공개된 첫 편은 같은 듯, 달랐다. 세 명의 멤버가 기안84를 중심으로 하나씩 더해지는 구성은 같았다. 기안84는 낯선 여행지로 이번에는 ‘대중음악의 용광로’ 미국 뉴욕을 택했고, 자신의 방식으로 여행했다.
기안84가 겪는 좌충우돌 초반 여행은 비슷했다. 그는 뉴욕 맨하탄 센트럴파크에서 냅다 드러누워 낮잠을 청했고, 갑자기 배가 아파지자 화장실을 찾아 동분서주하며 웃음을 줬다. 뉴욕 브롱스를 찾았다 실마리를 얻은 야밤의 ‘랩배틀’ 현장인 브루클린을 찾았으며, 그 안에서 ‘f**k the MBC’라는 가사의 랩을 뱉어 큰 웃음을 준 부분도 역시 그다웠다.
하지만 그의 여행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은 뉴욕의 풍광은 달랐다. 그는 시리즈 최초로 티켓을 사 지하철을 탔으며, 많은 사람들 사이에 휩쓸리거나 끼어 다녔다. 시리즈 최초로 물가를 걱정해 여행경비를 아꼈으며, 거리낌 없이 현지인과 소통하던 모습 대신 뉴욕의 밤거리에 두려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달랐던 것은 항상 여행에 거리낌 없던 그가 고민하고 주저하고 망설였다는 점이다. 늘 매사에 거침이 없는 것이 ‘기안적 사고’의 중심이었지만, 거대 도시 뉴욕 그리고 그 사람들의 낯섦에서 기안은 저절로 자세가 발라지고 움츠러들었다. 고민 끝에 거리의 ‘랩배틀’에 합류해 자신만의 랩을 토해냈던 그의 모습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는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굳이 표현한다면, ‘태계일주’의 ‘다크(Dark)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브루클린에서 만난 거리의 랩퍼이자 지역 교육기관의 초등교사 비솝시티의 안내를 받아 브루클린의 힙합을 탐험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의 록, 포크 그리고 자메이카의 레게도 섭렵할 일정을 예고했다.
아무래도 낯선 환경에서 움츠러드는 기안84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낯설었던 모양이다. ‘음악일주’ 첫 회의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기준 집계로 3.6%를 기록했다. 역대 네 번의 시리즈 중 가장 저조한 출발이다.
하지만 이 기획이 다분히 기안84의 개인적인 꿈의 여정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음악일주’의 성과는 이후 ‘태계일주’ 세계관이 훨씬 커지고 윤택해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저마다의 꿈이 여행이 될 수 있는 첫 계단에 기안84는 서 있다.
과연 자신이 애호하는 음악이라는 소재에서 김지우PD가 어떻게 세련됨을 발산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는 첫 회부터 뉴욕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음악과 비기 등을 앞세운 힙합음악에 대한 조예를 드러냈다. ‘음악일주’는 언뜻언뜻 스쳐 가는 BGM에도 귀를 잘 기울여야 할 듯하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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