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에 화재까지 ‘설상가상’ 전기차···2차전지 1조 물탄 개미 속도 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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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 국내외에서의 화재까지 겹쳐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개별 상품별로는 'KODEX 2차전지산업'은 최근 1개월 -12.95%, 6개월 -27.20%, 연초 이후 -33.72%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46억 원, 2583억 원, 356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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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꾸준한 매수로 1.1조 순유입
최근 한달새만 700억 넘게 사들여
수요 둔화 속 전기차 포비아 확산
연일 악재에 업황부진 지속 전망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에 국내외에서의 화재까지 겹쳐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1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전기차 포비아’ 현상까지 나타나 수익률 회복은커녕 분위기 쇄신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악재로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2차전지 투자 ETF 19종에 1조 1484억 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대다수 ETF가 30% 이상 하락하며 낙폭을 키운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은 물타기를 지속한 셈이다. ‘KRX 2차전지 TOP지수’는 올 들어 34.80% 하락해 전체 테마형 지수 중 꼴찌다.
이달 초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했을 때도 2차전지 투자자들은 매수를 멈추지 않았다. 실제 이날 기준 최근 한 달 새 726억 원이 2차전지 전체 ETF로 유입됐다. 개별 상품별로는 ‘KODEX 2차전지산업’은 최근 1개월 -12.95%, 6개월 -27.20%, 연초 이후 -33.72%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46억 원, 2583억 원, 3562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심지어 동일 상품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에는 최근 한 달 사이에만 484억 원이 유입됐다. 급락장 속에서도 2차전지 상승에 적극적으로 베팅한 투자가 이어졌다는 뜻이다. 이 밖에 ‘TIGER 2차전지TOP10(120억 원)’ ‘TIGER 2차전지소재Fn(75억 원)’ ‘RISE 2차전지액티브(43억 원)’ 등에도 최근 한 달 새 자금이 빠지지 않고 들어왔다.
문제는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물타기를 하는 투자자의 바람과 달리 전기차 시장에서는 연일 악재가 불거지고 있는 점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 6월 미국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2만 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 감소해 올 들어 처음으로 연간 기준 역성장했다. 유럽 판매량은 32만 3000대로 역시 같은 기간 -2%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그나마 전년 대비 24% 늘어난 90만 대의 판매량을 보인 중국만 예외였다. 중국의 신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을 나타내는 전기차 침투율은 7월 51%로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수요 둔화도 두드러진다. 전기차 통계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올해 1~7월 유럽 15개국에서 테슬라의 신규 누적 등록 대수는 14만 7000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가까이 감소했다.
돌발적으로 튀어나온 전기차 화재는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달 1일 인천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에 이어 16일에는 경기 용인에서 주차 중이던 테슬라 차량에 불이 났고 포르투갈에서도 16일(현지 시간) 국제공항 인근 주차장에서 전기차 발화 추정 화재로 차량 200여 대가 불탔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황 부진에 이달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인공지능(AI) 실적 우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 등 부정적 대외 변수 발생으로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며 “전방 수요의 회복 신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는 “미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할 경우 한국 2차전지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이라 기자 elalala@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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